야설

묻지마-갈 데까지 간 여자 (12)

야오리 2,104 2018.12.15 13:07
“자기는 그런 것 하고 싶지 않아?” 오래간만에 제 시간에 돌아와, 아내가 해주는 저녁을 먹고 티브이를 보는 둥 마는 둥 하는 중이었다. 나는 슬금슬금 아내의 팔뚝 언저리에 올린 손을 동체 쪽으로 옮기려는 참이었고. “어떤 것?” “응, 그러니까.” 아내는 테이블 위를 곁눈질하는데 그건 그 위에 놓인 리모콘으로 티브이 볼륨을 줄여버릴까 망설여서다. 하지만 그랬다간 이제부터 하는 이야기에 너무 무게가 실릴 것 같아서 결국 그만둔다. 나는 곁에서 그런 아내의 마음 움직임을 다 본다. “다른 여자랑 하는 거. 내가 그러듯이.” 아내가 장난스러우면서도 조심스레 말했다. 나는 잠시 생각하는 시늉을 하다가 말한다. “당신 언제 여자하고도 했어?” 아내는 웃으며 내 팔뚝을 때리지만, 입술 끝의 긴장은 쉽게 풀지 않는다. 우리는 잠깐 말을 돌려 시시한 대화를 나눈다. 그러다 나는 기어코 왜 그런 말을 꺼냈는지 살짝 묻는다. “그냥. 자기도 그러고 싶지 않을까 해서. 난 종종 그랬잖아. 찬희랑 관호는 요즘도 가끔 집까지 찾아오고.” 두 주 전 찬희와 관호가 늦은 시각에 집으로 왔었다. 전에는 나를 보러 온다든가 하는 다른 핑계라도 있었지만, 그 날은 사뭇 노골적이었다. 나는 이것들이 혹시 나 없을 때도 이러나? 싶었지만 아내에게 따로 묻지는 않았다. “점점 이게 일상이 되는 것 같아서 좀 그래. 원래는 어쩌다 가아끔씩 하는 놀이였는데, 습관처럼 되어 버리면 말이야. 특히 학교 애들이 알고서부턴.” “요사이 또 뭔가 있었니?” 내가 묻는다. “요 며칠 내가 애들 시험 대비로 바빴을 때...... 그때 제대로 이야기도 못 하고 당신 자는 얼굴만 보면서 곯아떨어지곤 했는데. 무슨 짓인가 또 했구나? 학교 애들이 또 집적대던?” 아내는 이 말에는 그냥 웃는다. 나는 스멀스멀 흥분이 고조되어 그녀를 더듬는 손길이 끈적해진다. “그냥 그런 생각을 했어. 나는 아직도 가끔씩 딴 남자 것을 몸에 받는데, 그게 솔직히 싫지가 않은데...... 자기는 어떨까? 내가, 그것도 학교에서처럼 자기 안 보는 데서 다른 남자랑 하면...... 나는 받아들일 수 있을까? 만약에 당신이 당신 일하는 쪽 여자들이랑 한다면, 나는 괜찮을까?” 이 즈음 우리는 좀 정신이 없었다. 나는 학원 쪽 일로, 아내는 대학원 생활을 ‘정리’하는 것으로 말이다. 말하자면 우리는 함께하지 못 하고 각기 다른 대상들과 외도를 하고 있었다. “그럼 한 번 기회를 만들어 볼까? 기왕이면 좀 어린 애들로.” 내 농에 아내는 뜻밖에도 진지하게 ‘응, 한 번 그래봤으면 좋겠다’라 반응한다. “근데 다른 데가 아니라 우리 집에서였으면 좋겠어. 우리 집에서 당신이 누군가를 안으면.” 나는 완전 벙쩌서 무어라 거들지를 못 하는데, 아내는 아랑곳없이 더듬더듬 말한다. “우리끼리 집에 있는데 여자애들 둘이 찾아와서 ‘미안해요, 언니. 저희가 오늘따라 너무 참을 수가 없어서요’ 하는 거지.” 두 주 전, 찬희가 전화를 했다. 늦은 시각이었다. 나는 막 집에 돌아왔음에도 또 내일까지 준비할 것이 있어서 간단히 씻기만 한 채 작업을 시작하려는 참이었고. 찬희는 관호랑 있다고 했다. 술자리인가 보다. 왁자지껄한 소리가 새어들지는 않는데, 내가 못 들을세라 부러 크게 말하는 녀석 음성이 귀에 따끔따끔하다. 녀석은 요즘 안부에 대해서 몇 마디 의미 없는 이야기를 하더니 더 참지 못 하고 결국 묻는다. “누나는 뭐해요?” 아내는 잠옷 바람으로 티브이를 보다가 내 곁눈질에 볼륨을 줄이고 나를 빤히 보는 중이다. “우리 거기에 가도 돼요? 잠깐이면 되는데.” “관호가 누나를 너무 보고 싶다고 해서요.” 나는 그만 실소하고 만다. “죄송합니다, 형님.” 관호가 전화기를 빼앗아들고 말한다. 이미 혀가 꼬부라졌다. 관호는 요즘 전처럼 술을 많이 먹지 못 한다고 했다. “제가요, 누나를...... 너무 보고 싶어서요. 제가요, 요즘 좀 힘들어서요.” “하고 싶은 건 아니고?” 아내가 다시 이쪽을 돌아본다. 내 표정은 담담하다. “예...... 하고 싶어요. 조낸 하고 싶어요. 씨발......” 찬희가 화급히 관호한테서 전화기를 도로 뺏었다. “형, 죄송해요. 얘가 취해서. 죄송해요.” “아니, 잠깐만.” 나는 수화기를 손으로 막고 아내 쪽을 향한다. 아내의 표정이 걱정스럽다. “찬희랑 관호?” “응.” “애들이 많이 마셨나 보다. 잘 얘기해서 집에 가라 그래. 못됐네, 이 시각에.” “아니, 난 괜찮아. 근데 자기도 괜찮다면...... 한 번만 해줄래?” “뭘?” “얘들이 많이 쏠리나봐. 한 번씩만 풀어줘. 얼른 해주고 집에 보내지, 뭐. 마침 여기서 멀지 않은 데라니까.” 아내의 눈이 휘둥그래진다. “자기 괜찮아?” 나는 해맑게 웃는다. 언젠가 한 번은 이렇게도 해 보고 싶었다. 나는 다시 찬희한테로 돌아간다. “찬희야, 미안한데 내가 오늘 좀 일이 있어서 말이야.” “아, 예, 알겠습니다. 저희가 실례였죠.” “그러니까 딱 한 번씩만 싸는 거야.” 수화기 저쪽에서 대답이 없다. 입을 쩍 벌리고 있을 모습이 떠오른다. “알겠지? 대접 많이 못 해준다. 얼른들 와서 각자 한 번씩만 싸고 들어가. 그럴 수 있지?” “예, 형...... 지금 갈게요.” 한참 만에 찬희가 대답하였다. 내 눈치를 보는 아내의 시선이 볼에 따갑다. 내가 전화를 끊자, 아내는 한 번 나와 눈을 맞추고 내 안을 들여다보다가, 말한다. “나 씻어야겠다.” 그들은 정말로 총알같이 달려왔다. 집 앞까지 왔다는 전화를 받고 알려주자, 막 씻고 나온 아내는 ‘어떡해, 머리도 아직 못 말렸는데!’ 난처해한다. “괜찮아. 걔들은 니가 이런 걸 더 좋아할 거야.” “정말 괜찮아? 그냥 해주기만 하라고? 걔들한테...... 다른 거 없이?” ‘창녀처럼?’ 이라는 말이 혀끝까지 올라왔다가 들어갔다는 것을 나는 안다. 나도 그 말이 막 목구멍까지 치밀던 참이다. 나는 그렇게 말하는 대신 고개만 끄덕인다. “애들 많이 취했을 텐데. 난 오늘 일찍 자야 되고, 내일은......” “삼십 분 안에 끝내.” 내가 시계를 보며 말한다. “그러면 되잖아. 그럴 수 있지?” 아내가 나를 쳐다본다. 초인종이 울린다. 나는 일부러 거실 쪽으로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아내가 현관으로 나선다. 아내는 젖은 머리칼이 어깨에 달라붙었다. 사실상 샤워하다 튀어나온 것이나 마찬가지다. 내가 원래 아내한테 부탁한 시나리오는 이랬다: 나는 내 방에서 정신없이 작업 중이고, 벨이 울리면 샤워 중이던 아내가 물을 뚝뚝 흘리며 그대로 뛰어나간다. 그 상태로 문을 열어준다. 머리칼과, 또 다른 체모가 새벽 수풀처럼 함뿍 젖은 채로. 아내는 잠시 생각하다가 ‘싫어’라 말했었다. “하다못해 나 팬티는 입어야겠어.” 결국 그 상태로 문을 열어준다. 흰 팬티가 물기를 머금고 거뭇한 윤곽을 그대로 드러낸 채다. 그렇게 녀석들을 맞이한다. “왔어?” 아내는 문을 열어준 후 일부러 두어 발짝 물러나 똑바로 선 채 아이들을 맞는다. 그들이 현관에 들어온 불빛으로, 그녀의 꼿꼿한 나체를 잘 볼 수 있도록. 아내의 젖가슴은 한껏 부풀어 올랐고 젖꼭지가 불빛을 받아 또렷이 곤두섰다. 찬희도 관호도, 현관에 선 채 굳어버렸다. 현관문이 닫히다가, 그들의 엉덩이에 걸려 채 닫히지 못 한다. “문 닫아줘. 창피하잖니.” 아내가 웃으며 말한다. 찬희가 화들짝 놀라서, 비칠대는 관호를 끌어다 안으로 들이고 문을 닫는다. 도어록이 저절로 잠기는 소리가 삐릿삐릿, 음란하게 울린다. 그러는 사이, 관호는 거의 인사불성이다. “누나, 미안해요. 보고 싶었어요.” “알아, 우선 들어와. 인제 보잖아.” “이것 좀 봐요, 누나.” 관호는 꼬부라진 목소리를 질질대며, 찬희가 말릴 사이도 없이 제 바지 혁대를 풀어 버린다. “나 이렇게 됐어요. 누나 보고 싶어서...... 멋지죠?” 술 취한 어눌한 손놀림에도 관호의 것을 기다렸다는 듯 튀어나와 자랑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관호가 아내를 향해 그것을 쥐고 흔든다. “미치겠어요...... 나 이렇게 되는데, 선희는 싫대요. 선희는 나랑 하기 싫대요.” “너 뭐하는 거야, 임마! 누나, 죄송해요. 야 빨리 안 집어넣어?” 찬희가 사색이 되어 관호를 말린다. 발기한 것을 쥐고 흔드는 손을 떼어놓지만, 민망하게 드러난 물건에는 차마 손을 대지 못 하여 허둥대는 참이다. 그러자 아내가 나선다. “괜찮아...... 관호야, 많이 하고 싶었어? 이젠 괜찮아.” “누나......” “누나가 해줄게. 이리 똑바로 서 봐.” 아내가 그의 성기를 잡고, 바지춤에 넣는 대신 살살 흔들어주며 관호를 달랜다. 관호의 구부정한 몸놀림이 많이 얌전해진다. 그러자 아내는 숫제 그 자리에 무릎을 꿇어버린다. 바지 틈새로 비집고 나온 관호의 음경을 그대로 입으로 품어 버린다. 관호도 찬희도, 지켜보는 나마저도 아무 말 하지 못 한다. 사위는 거룩하리 만치 조용해진다. 아내는 제자의 발을 씻어주는 예수님처럼, 주정꾼의 성기를 고요히 입으로 빨아준다. (그 성기는 아마도 예수 제자들의 발만큼은 더러웠을 것이다) 관호의 얼굴이 신기하게도 평온해진다. “좋으니? 관호야.” 제 침으로 관호의 더러운 것을 씻어준 아내가 말한다. 올려다보는 눈길이 주도권을 잡은 자의 장난스런 표정이다. 관호가 좋다고 말한다. 녀석은 어느새 술도 다 깨어버린 것 같다. “그럼 좀 올라와. 나 무릎 까지겠다.” 그러고 보면 그들은 아직 구두조차 벗지 않았다. 현관이라기보다 신발장 앞에서, 아내는 그들의 신발 근처로 무릎을 꿇고 관호의 것을 입으로 받아준 것이다. 그들은 길이 잘 든 짐승 마냥 벌거벗은 아내 뒤를 따른다. 나는 그 사이 슬그머니 내 방으로 들어왔지만 그들 중 누구도 딱히 내 존재에 신경 쓰는 것 같지 않다. “누구부터 할래?” 거실에서, 아내가 묻는다. 관호는 쇼파에 걸터앉은 채로 몸을 잘 가누지 못 한다. 찬희가 나섰다. 황급히 아내의 허리를 껴안고 입술을 빨아먹는다. 그의 손아귀가 아내의 젖가슴 모양새를 마구 일그러뜨린다. “아니, 거기는 손으로 그러지 마. 그냥 해 줘.” 찬희가 씻지 않은 손을 아내의 팬티 안에 밀어 넣으려고 했나 보다. 거절을 당하고 머쓱해있는 찬희 앞에서, 아내가 스스로 팬티를 벗는다. 찬희가 양복바지와 팬티를 한꺼번에 끌어내린다. 그리고 재빨리 아내 위로 올라탄다. 그는 아직 넥타이조차 풀지 않았다. 뒤집어진 바지와 팬티가 한쪽 발목에 엮인 채로, 양말도 한쪽만 신은(벗은) 채 아내의 다리 사이로 들어간다. 그런 상태인데 그의 길쭉한 성기는 너무 쉽게 아내 안으로 파고든다. 찬희가 씨근덕대는 모습을 보면 영화에 나오는 헐크 생각이 난다. 헐크처럼, 옷이 엉망이 된 채로 그는 짐승이 되었다. 표효하며, 입가로는 침을 질질 흘리며 아내를 탐한다. 아내의 주름진 구멍을 제 물건으로 헤집어댄다. 그런 그를 아내가 꼭 안아준다. 말하자면 미녀와 야수. 그 상황에서도 찬희는 참 대단한 것이, 나름대로 완급을 조절하며 아내를 범하다가 숨을 가누며 물러난다. 그리고 관호에게 자리를 양보해준다. 아내는, 조금은 아쉬움이 든 눈으로 그를 올려다본다. “왜?” “관호 먼저 싸게 해 주세요. 전 벌써.” “괜찮아. 먼저 해. 오늘은 빨리 끝내야 돼.” “빨리 끝나요. 우선 관호 해 주세요. 제가 하고 관호가 하면, 관호 끝날 때쯤 또 하고 싶을 거예요.” 참으로 냉철한 녀석! 그래서 소원대로, 아내는 관호를 받아주었다. 찬희와 함께 관호를 눕히고, 바지를 마저 벗긴 후에 그것을 다시금 빨아주었다. 관호는 인사불성인 주제에 그 물건만이 쌩쌩해서 금새 발기해 버린다. 아내는 조금의 시간도 낭비하지 않고 곧장 그 위에 올라탄다. 그 위에서 허리를 퉁기며, 가만 보면 나름 자기 기분도 내는 것 같다. 빨리 끝내야 한다고 신신당부했지만, 딱히 재촉할 필요는 없었다. 삼 분이나 되었을까? 관호가 억억 소리를 내며 절정이 다가왔음을 알린다. 아내는 화급히 일어나, 하얀 액으로 범벅이 된 물건을 입에 품고 손으로 흔들어 준다. 관호는 허리를 들썩이면서 아내의 입안으로 몇 번이고 분출하고 만다. 그리고는 축 늘어진다. “술 냄새 난다. 관호 것에서.” 아내가 찬희를 돌아보며 웃었다. 찬희는 마주 웃으며 그녀의 볼에 입 맞춘다. 아내는 손을 뻗어, 발기한 채 끈끈해져 버린 찬희의 성기를 어루만져 준다. “왜 입으로 받았어요? 안에다 하면 안 되는 날이에요?” “아니.” 아내가 말한다. “거기는 찬희 것으로 남겨놓으려고. 찬희는 안에다 해도 돼.” 찬희가 웃는다. 그러면서 ‘난 정액이 들은 누나 질에 넣는 것도 좋던데!’ 한다. 나 역시 동감이다. 그들은 역시나 효율적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찬희가 곧장 아내를 자리에 엎드리게 한다. 그리고 그를 위해 활짝 벌어진 아내의 주름 사이로 제 물건을 살살 비비다가, 한 번에 밀어 넣는다. 아내는 착한 창녀 내지 짐승 마냥 엉덩이를 흔들며 그를 받아들인다. 우리 집에 찾아와 나를 꼬시는 여자애들 이야기는, 아마 그 때의 일을 바꾸어 말했을 터다. 나는 어깨를 으쓱대면서 ‘뭐 그런 애들이 있다면야’ 하고 웃어넘겼다. 남자와 여자는 사랑을 하는 방식이 다르다. 나는 어떤 여자들이 찬희와 관호처럼 행동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가 없다. “정말 괜찮아?” 일찍 잠자리에 들어, 잠옷 바람으로 내 품에 파고들면서 아내가 다시 말을 꺼낸다. “응? 아까 그 얘기 말이야?” “그것도 있고, 또 다른 것도.” 아내가 말한다. “우린 같이 살고, 이게 일상이잖아. 가끔씩 딴 걸 하는 건 일상 바깥의 일이고. 근데 다른 일이 일상에 들어오면...... 좀 그렇지 않을까? 난 좀 불안해. 당신이 어떻게 생각할지, 또 나도......” “자기 인혁이랑도 했어?” 내 동문서답에 아내는 잠시 주저하더니. “찬희한테 들었구나.” “응.” 아내는 한동안 내 어깨 위에서 뒤척인다. 나는 기다린다. “나 학교 애들하고 했다.” 한참만에 아내가 말한다. “뭐야, 그건 전에 이야기했잖아.” “아니, 전에 말한 것 말고.” 아내가 말한다. “엠티 때 말고, 그냥 학교에서.” “학교에서?” “미안해. 벌써 얘기했어야 되는데, 자기가 방학동안 좀 바빴잖아. 아프기도 했었고. 그러니까, 그게 한 달쯤 되어가나 보다. 세미나 때였어.” 찬희는 방학 이후 과의 세미나가 굉장히 활발해졌다고 했다. “다른 행사가 있어서, 세미나를 많이 늦게 했지. 방학 때고 해서 학교에 사람이 없었어. 그래서.” “잠깐만, 설마 세미나실에서? 애들이랑?” “쫌만 들어 봐. 설마 처음부터 그럴 작정이야 했겠어? 그러니까, 저 얘기 하다 그랬나 보다. 성경 이야기 하다가, 왜 그때 자기랑도 그 말 했잖아. 고대사회에서 여자의 월경을 부정하다고 봤던 거.” “응, 기억나.” “단지 부정하다고만 본 게 아니라, 어떤 죄악의 하나로 봤지. 남녀차별이 어땠든 간에 여자가 엄연히 매달 하는 거를 무슨 죄처럼 본다는 게 상식적이지 않다고, 아마도 그때 여자들은 정상적으로 결혼을 한 경우 가임기동안 거진 매번 애를 낳거나 기르거나 하니까, 폐경까지 삼십 년이면 그 내내 애를 갖거나 키우거나 해서 실제 월경을 하고 살 기간은 그렇게 길지 않았을 거라고.” “그래서, 아니 좀 본론으로 넘어가 봐.” “잠깐만. 그러면서 그 얘기도 했잖아. 고대에는 여자도 월경주기에 따라 일종의 발정기 같은 게 있어서 특히 섹스를 몸이 원하는 주기가 있었을지 모른다고. 그래서 암내 같은 것도 나오고 하니까 고대사회에선 남녀 구분이 심할 수밖에 없었을 거라고 자기가 그랬잖아. 그러면서...... 내가 그 예래메.” “응, 자긴 진짜 그래. 매달 특정 시기가 있는데, 그때는 다른 때하고 좀 달라. 마음이 동하고 어떻고 이런 거야 내가 모르지만, 거기 상태가 다르다고. 더 부드러워지고, 물도 많이 나오고, 냄새도......” “응, 그 얘기.” 아내가 말한다. “세미나 때 아무 생각 없이 그 이야길 해 버렸지 뭐야.” “뭐, 자기 거기 이야길, 세미나 자리에서?” “아니, 난 그냥, 객관적이고 학술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자기도 그때 그랬잖아. 이상한 뜻으로 하는 말 아니라고.” 아니 이 여자는, 그 말을 정말로 믿었단 말인가? 하기야 그 세미나 멤버들은 나도 아는데, 다들 지난 엠티 때 아내와 함께 갔던 그 남자애들이다. 내 알기로 여자는 하나도 없고. 말하자면 다들 아내의 몸을 알고, 함께 그녀를 범하였던 남자들이다. 아니다, 딱 한 명, 엠티 날 급한 사정이 있었던 인혁이만 빼고. “그래서 애들이 뭐라던?” “확인해 보자더라고.” “뭐를?” 아내의 얼굴이 심하게 화끈댄다는 걸 어둠 속에서도 느낄 수 있다. “그니까, 내가...... 아니 먼저 걔들이 내 그런 주기가 언제냐고 묻길래, 얘기했거든. 그때가, 그 날 저녁이 마침 그렇다고 말이야. 그럼 엠티 때는 어땠냐고 해서 그 땐 아니었다고도 했고...... 나 진짜로, 다른 생각이 있어서가 아니라, 마침 자리에 인혁이가 있던 걸 깜빡 잊어먹었다고!” “그, 그래서?” “보여달라고 했어. 바로 거기에서. 학술적인 비교 검증이 필요하다고.” “세미나실에서? 세미나 멤버들이 다 있는 데서?” “응.” 세미나실. 늘 담배냄새가 배어 있고 학생들이 재떨이 대용으로 쓰는 종이컵이 구석에 켜켜이 쌓인 곳, 문가에는 근방의 분식집, 중국집들 전화번호가 다닥다닥 붙었고. 그 곳에서 아내는 스타킹과 팬티를 벗어 내렸다. 네 명의 남자들이 앉은 곁에서. “책상으로 올라가 봐, 선영아.” 진용이가 재촉한다. 아내는 손에 뭉쳐 쥔 스타킹과 팬티를 어찌할지 모른다. 사실은 속옷마저 내놓으라 해서 거기 묻은 -그러니까 ‘그 주기’로 인해서 평소와는 다르다고 하는- 액을 검토해보자고 할까봐 그게 제일 두려웠다고 한다. 남자들이 원형 책상 위 책이랑 자료들을 치워주었다. 아내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싶었지만. “빨리 하자, 애들 괜히 기대감 갖는다니까. 선영아, 너 우릴 남자로 보니?” 엠티에서 그녀를 밤새도록, 다음날까지 갖고 논 남자들이 할 소리는 아니라고 보았지만. 그래서 그들이 모두 멀쩡한 남자들이며 생식능력도 확실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지만. 그럼에도 아내는 테이블 위에 걸터앉았다. 그리고 시키는 대로 치마를 걷어 올렸다. 그리고 그들 앞에 다리를 열었다. 그녀의 음부가, 처음으로 세미나실 구경을 한다. 모로 찢어진 외눈을 깜빡이며, 세미나실의 논문들이며 집기들을 첫 대면한다. “그대로 가만히 있어 봐.” 그들이 아내의 질구를 확인한다. 겉모양을 관찰하고, 냄새를 맡는다. 아내는 말 그대로 실험실의 개구리가 된다. 그들의 전공은 의학이나 생물학도 아닌데! “눈으로 봐선 잘 모르겠는데.” “구멍을 벌려 봐.” 남자들은 개구리 실습을 하던 초등학생 때로 돌아갔다. 그녀의 성기를 마구 들추고, 번갈아 손으로 자극한다. 아내는 그곳을 그들에게 맡긴 채 움직이지 못 한다. 하지만 눈을 감아도 그곳은 저절로 반응을 한다. “진짜네. 평소보다 좀 민감한 것 같아. 금새 젖는데.” “어디 나도 좀.” 이쯤 되면 인문학적 호기심 같은 건 증발된 지 오래다. 그들은 고전에 대한 흥미를 집어던진 채 보다 원초적인 호기심으로 아내의 구멍을 건드리고, 아내 역시 다리를 벌린 채 다른 생각을 한다. 그들 중 하나가 음핵을 손가락으로 집어냄에 질끈 아랫입술을 깨물고. “손가락 넣어 봐, 천천히.” 그들이 아내의 분비물을 우물처럼 퍼다가 냄새를 맡는다. 아내는 이제 흐느껴 나오는 소리를 감추기가 힘들다. 녀석들은 아내의 모 다른 곳에는 일절 손을 대지 않았다. 오로지, 그곳만을. 그럼에도 아내는 사정없이 젖는다. ‘그 주기’의 실재함을 몸으로 증명한다. 그들이 아내의 질구 안으로 손가락을 굽혀 지스팟을 긁어 버림에, 아내는 중심을 잃고 몸을 틀어 버린다. “어, 확실히 달라.” “아주 안쪽부터 뭐가 나오는데.” “더 안쪽은 어떨까?” 그들은 얼굴이 벌개진 채 토론하다가, 이윽고 결론에 도달한다. 그녀 질구의 상태를 촉진(觸診)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뭣도 모르는 손가락이 아니라, 남자가 여자의 몸 안을 가장 깊숙이까지 확인할 수 있는, 바로 그것이라고. “여, 여기서?” “괜찮아, 선영아.” 진용이가 의사처럼 웃는다. “그냥 실험이야. 우리도 과학자잖니. 인문과학자!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서, 딱 열 번만 느껴 보자. 야, 열 번 이상 하는 놈은 다른 의도가 있는 걸로 간주할 거야!”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했다. 이상하게 아내는 꼼짝할 수 없었다. 진용이가 먼저, 바지의 앞꼭지만 열어 물건을 꺼내고는 책상 끝자락에 걸터앉은 그녀에게 몸을 겹친다. “봐, 별 것 아니지?” ‘실험도구’로 아내의 몸안을 헤집으면서 진용이가 말했다. 아내는 터져 나오는 뜨거운 것을 삼키느라 무어라 대꾸할 수가 없다. “아홉, 열...... 휴우, 자 다음!” 다음 타자가 들어온다. 아내는 그들의 것이 너무 부드럽게 들어오는 제 음문이 저주스럽다. 그녀 안에서 나온 진용이의 물건이 액에 젖어 반짝대는 게 민망하다. 그들은 아내의 몸에 전혀 손을 대지 않는다. 그녀의 몸으로 가져오는 건 손이 아니라 다른 물건이다. 예외가 있다면 삽입하는 순간 후욱, 내쉬어 그녀의 무릎을 간질이는 그들의 더운 숨결 정도. 그들 모두가 하나, 둘! 숫자를 세어 준다. 남자는 거기 장단을 맞추듯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녀의 몸 안을 음미한다. “어때, 확실히 그때랑 좀 다르지? 자아, 셋!” “응, 확실히 좀...... 아 씨발...... 넷!” 아내는 다시 눈을 감는다. 어둠 저편으로 그의 성기가, 그 모양과 윤곽이 떠오른다. 그것이 몸 안에 들어와 있음을 느낀다. 그것이 움직이는 것을 본다. 입술을 깨물며 그의 것을 물어 준다. 나는 더 이상 들을 수가 없었다. 허겁지겁 아내 위에 올라탄다. 아내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나 역시 숫자를 센다. 하아아아아아...... 나! 아내가 허리를 꺾는다. 내 호흡이 급해진다. 두우우울! 머리 속이 아뜩해졌다. 내가 과연 열 번이나 채울 수 있을까? “자기야, 정말 괜찮아?” 나는 대답하지 않는다. 대답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숫자를 세어야 하기 때문이다. 넷......(아아, 좀 더 천천히!) 다섯! “일상이, 일상이 돼...... 다를지도 몰라. 그러면...... 여태까지랑은 다를지도, 그냥 놀이가 아니게 될지도 몰라...... 아아, 자기야!” 몇까지 세었더라, 열? 열 둘? “더 이상 자기 때문이 아니게 될지도 몰라. 그러면 어떡해.” “괜찮아. 자기가 좋은 게...... 나도 좋아.” “자기 아닌 남자 때문이라도?” 아내가 방금 뭐라고 했지? 모르겠다. 나는 오래 버틸 수가 없다. 세미나실에서 그 애들은, 어떻게 열 번을 견딜 수 있었을까? 아니, 어떻게 열 번으로 참을 수 있었을까? 천국에 들어왔는데, 겨우 열 번만 움직이고 그만 나가달라고? “다른 사람이 날 가져도? 함부로 날, 자기 물건처럼......” “아아, 선영아, 선영아!” 나는 더 이상 숫자 따위 셀 수가 없다. 맹목적으로 움직인다. 영원을 향해서 그녀 안으로 나아간다. 부서뜨릴 듯 그녀의 몸을 괴롭히기 시작한다. 훨씬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세미나실에서 마지막으로 아내 안에 삽입한 인혁이 역시 나와 같이 그랬었다고 한다. 광기와도 같은 열정을 누구도 말릴 수가 없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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