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황금시대 - 7부

야오리 1,230 2018.05.28 13:23
문제는 내가 강북의 지리에 그리 밝지 못하다는데 있었다.
저녁 나절 강북의 어느 시장통과 인접한 이면 도로를 해메고 있었다.
네비게이션은 겨우 그 근처의 구청까지만 알려주었고 그 담에 그녀가 이야기한
놀이터 등등의 지형지물은 해가 지자 찾기 난감해졌다.
오랜만이었다.
황금시대의 끝자락, 무수한 알바 사이에서 무슨 행운인지 그녀와 통화가 되었다.
채팅도 하곤 하지만 목소리도 못듣고 사람을 만난다는 건 내키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그냥 이것 저것 하면서 대화할 수 있는 전화통화가 더 좋다고 그녀는 말했다.
"내 말이..." 내 말이 그랬다. 전화통화가 훨씬 좋다.
전화기만 한 쪽 귀에 밀어 넣으면 다 된것이다. 채팅은 불편하다.
채팅의 좋은 점은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 그것이 유일한 장점이다.
길 찾기도 힘든 통에 성가신 전화 몇 통이 왔다.
전화 통화를 위해 잠시 주차한 곳에서 난 그녀가 알려준 지형 지물을 창 넘어로 찾아냈다.
그녀는 보통키에 날씬한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20대 중반이라는 그녀의 말보다는 좀 더 나이들어 보였다.
디자인 쪽을 공부한다는 그녀의 입성은 그저 평범했다. 오히려 좀 촌스러웠다고 할까…
자신의 대학원 생활을 이것 저것 얘기하는 그녀은 탁자에서 음료수를 홀짝였다.
그녀가 알려준 모텔로 들어온 터였다.
이 동네는 첨 와본다고 하자, 차안에서 약간 머뭇거린 그녀는
지금보다 더 복잡한 뒷골목으로 나를 안내했다.
그 모텔은 골목끝에서 갑자기 나타났고, 갑자기 다른 세상이 되었다.
난 좋은 모텔은 강남쪽이나 외곽으로 나가야 한다고 믿고 있는 사람이었다.
시장통 뒷골목의 모텔은 세련됐다.
그녀는 오랜 연인처럼 날 대해줬다. 나도 그랬다.
보통 내가 듣는 평가는 두 가지다. 많이 본 얼굴이다. 편하다. 그랬다 두 가지였다.
그녀도 같은 말은 내게 했다.
큰 방의 한 쪽 면은 간유리와 천공 알루미늄으로 장식된 화장실이었다.
화장실의 왼쪽으로 변기가 있고 오른쪽 끝이 욕조가 없는 샤워부스였다.
화장실로 들어가 양치질을 하고 있는 사이 그녀는 부끄럼없이 들어와 알몸으로 변기위에 앉았다.
쪼로록"
변기위에서 비취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그녀는 쉬를 했다.
난 말없이 양치질을 하며 그녀를 봤다.
볼일을 마친 그녀는 샤워부스로 향했다.
샤워부스는 다른 곳보다 약간 높았고 예의 조명이 높은 천장에서 바닥을 동그랗게 비췄다.
마치 "여기 서서 샤워하시오"라고 하는 것 같은 무대 같은 샤워 부스였다.
샤워기는 아주 큰 해바라기 샤워기였다.
물이 장맛비처럼 수직으로 쏟아졌다.
부서지는 물줄기가 그녀의 몸을 비추는 조명사이로 어지럽게 흩어졌다.
그녀는 그 집의 단골 같았다.
그 샤워 장면은 대단한 볼거리였다.
이 장면은 이 집에서 꼭 봐야하는 백미중에 백미라고 그녀는 말하는 것 같았다.
가장 아름답고 섹시한 장면을 그녀는 연출하고 있었다.
난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반쯤 누워 있었고, 그녀는 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리고 있었다.
윙윙 거리는 소리가 멈추며 그녀는 물었다.
"야한 건 안봐요?"
"아… 네 좋죠. 근데 모텔에서는 그런거 안틀어 주잖아요?"
예전에야 여관방에 들어가면 거의 대부분 포르노를 틀어 주었다.
대학 시절, 지금과 같은 IT의 축복이 내리기 이전에는 포르노를 접할 수 있는 건
여관이 제일 수월한 통로였다. 그때는 친구들과 어울려 일동프로덕션이라고 부르는
신촌의 일동 여관에 몰려 가는 것도 행사였다.
늦게가면 일동프로덕션의 빈 방은 없었다. 일찍 소주를 걸치고 방을 잡아야 했다.
"여긴 나와요"
그녀가 알려주는 대로 리모콘을 조작했다.
침대 앞에는 그 방의 크기에 어울리지 않는 대형 프로젝션 TV가 놓여있었다.
화면에 씹질하는 두 남녀가 나타났다.
그녀는 그 집의 단골이 확실했다.
남자의 애무가 목에서 가슴으로 그리고 보지로 향했다.
보지의 클로즈업.
대형 프로젝션 TV의 화면에 보지가 꽉 차게 잡혔다.
번들거리는 초대형 씹보지를 보자 꼴림보다는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쑥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디게 크네" 객적은 농을 했다.
"호호호"
그렇게 한참 난 포르노를 보고 그녀는 머리를 말렸다.
그녀는 조붓히 안겨왔다.
내 몸안에 쏙 들어오는 몸피와 적당한 온기에 내 몸은 안도했다.
발기한 유두를 손가락 사이에 끼우며 그녀의 입술을 찾았다.
그녀는 조금씩 머뭇댔다.
내 애무를 받으며 다리를 벌릴 때도 내 몸위에서 발기한 좆대를 손에 거머쥘때도
입으로 내 좆을 빨기 시작할 때도 조금씩 머뭇댔다.
그냥 자기는 이런 일에 극히 적극적인 사람은 아니라는 몸짓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작하면 열심이었다.
그녀는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었으나 능숙한 것도 아니었다.
열심이었다.
그녀의 오랄은 헌신적이었다.
좀 너무 세게 빠는 경향이 없진 않았으나, 좆대가리를 연신 입술로 꼭 물고
펌핑을 해댔다. 두 손은 내 불알과 아랫배와 엉덩이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털 많은 그녀의 보지는 따듯했다.
좆대를 씹구멍속에 밀어 넣는 순간 그녀는 옅은 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보지는 좆대를 죽게 만들지 않았다.
어떤 보지는 힘들다. 제대로 각이 맞지 않는 느낌이 들며 뭔가 부족한 보지도 있다.
그녀의 보지는 쑤실수록 감칠 맛이 났다.
사정의 순간 내 좆물을 입으로 받아주었다. 마시지는 않았다.
요즘은 이렇게 좆물을 입으로 받아주는 여자들이 많아졌다.
이전에는 그냥 판타지였는데 요즘은 트랜드가 그런가 보다. 감사한 일이다.
머리를 감는다는 건 자고 가겠다는 말이다.
그녀와 나는 술 한잔 입에 대지 않고 두 번의 섹스를 나누고 같이 잠에 들었다.
느즈막히 일어나 한번의 섹스를 더 나눴다.
당시 난 개인적으로 또 일로 머리 아픈 일이 많았다.
다른 섹스파트너 때문이 아닌 정말 "바빠서" 연락을 못했다.
몇 주후 그녀에게 전화했다.
잘 지냈냐는 나의 질문에
"왜 전화하셨어요?"
"아.. 네 죄송합니다. 그동안 너무 너무 바빴어요."
"하,, 참, 너무 한거 아니예요?"
"네, 죄송합니다. 너무 바빠서…"
"내가 그날 그냥 잠시 있다가 간 것도 아니고, 같이 아침까지 잤었잖아요?"
"네… 네 그렇죠"
"그럼 내가 어떤 맘이었다는 것도 아셨겠네요?"
"아…. 네 무슨 말씀인지?"
"여자가 그렇게 같이 있어 주는게 무슨 말인지 모른다는 말이예요?"
그랬다. 난 그 여자의 의도를 몰랐다.
한번 빠구리 트고 떠난게 아니고 같이 잤다는 것이 그런 의미를 가진줄은 몰랐다.
재미있는 기준이었다.
그렇게 난 그녀의 맘을 몰라준 죄로 아웃됐다.
그리고 그녀와 그 의미있다는 하룻밤을 잔 모텔도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었다.
S여대 대학원을 다닌다는 그녀는 그런 기준과 자존심을 가지고 있었다.
난 늙어 간 것이다. 그런 서슴없는 원 나잇 스텐드와 또 그것과 양립하는 관계의 메시지를
그런 트랜드를 읽어낼 눈이 흐려진 것이다. 황금시대의 끝자락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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