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헌팅 초보 그리고 초미니스커트 - 1부

야오리 1,329 2018.08.07 16:46
태현은 헌팅을 해보겠다고 굳은 결심을 했지만 역시나 마음처럼 몸은 쉽게 움직여주질 않았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려하는 시즌이라 그런지 강남역을 누비는 여자들은 누가 더 과감한
노출을 할수 있는지 경쟁이라도 하듯이 시원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
태현은 절로 침이 넘어가는 걸 느끼며 노출이 심한 여자가 지나갈때마다 넋을 잃고 바라보며
"어떻게 말을 한번 걸어볼까? 근데 처음에 뭐라고 하지? 저기요~ 시간 있어요?..휴..아니야
그건 너무 식상하고....혹시....약속 있으세요? 누구 만나기로 하셨나요? 에효~ 이것도 좀
그렇고~~ 뭐라고 하나.........아 미치겠다 또 지나가네 저년도 존나 맛있겠네....꿀꺽"
벌써 30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그동안 숱하게 말걸어보고 싶은 여자가 지나갔으나 태현은 그자리에서 굳어버린 돌처럼 꼼짝하지
못하고 멀어지는 뒷모습만 바라볼 뿐이었다. 시간이 점점 흘러가면서 서있는것도 다리 아프고
피곤해졌다. 누군가와 약속이 있어서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막연하게 아무런 성과도 없으려니
그 피로도는 더욱 태현을 짓눌러왔다.
"휴...그럼 그렇지 내가 뭐 여기서 뭘 하겠냐? 뭐가 되겠냐고...한심하다 한심해 이게 뭐냐"
그러면서 혼자 마음속으로 한숨지으며 고개를 옆으로 돌리는 순간 한 여자가 눈에 띄었다.
160이 조금 넘어보이는 키에 살짝 웨이브가 지며 어깨정도 오는 단발머리, 동글동글한 얼굴에
쌍꺼풀이 짙게 그리워져 큰눈이 똘망똘망하고 코가 오똑하진 않지만 도톰하면서 앙증맞은
입술과 잘 어우러져 누가 보더라도 참 귀엽다라고 느낄수 있는 외모였다. 브이넥으로 된 노란
나시티를 입고 있는데 가슴이 꽤 큰지 날씬한 허리에 비해 유난히 앞으로 튀어나와 조그마한
얼굴과 비교될 정도였다. 거기다 옆으로 퍼지는 초미니 플리츠스커트를 입고 있는데 탱탱하면서
하얀 살결의 허벅지가 거의 다 드러나 허리를 살짝 숙여도 팬티끝이 보일정도였다.
누군가를 기다리는듯 중간중간 두리번 거리며 핸드폰을 확인하며 태현하고 얼마 떨어져있지 않은
거리에서 벽에 비스듬히 기대고 서 있었다.
"아....진짜 귀엽다 섹시하고, 저런 여자 한번 따먹어봤으면,,"
태현은 시선을 떼지 못한채 줄곧 그녀를 바라보았다. 주위 남자들도 지나가면서 한번씩 쳐다볼 정도로
그녀의 귀여운 외모와 섹시한 복장은 환상의 조합이었다.
태현이 넋놓고 쳐다보고 있는걸 의식했던지 그녀는 태현을 등지고 돌아서서 좀더 떨어진 곳으로 가서
서 있었다. 그러나 그녀가 걸어갈때 허벅지 위로 흔들리는 스커트 끝자락이 더욱 아찔하게 태현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태현은 절로 입맛을 다시며 잠시 먼산을 보고 생각에 잠겼다.
"음 보나마나 누군가 만나기로 한거 같은데, 혹시 남친인가? 그럴 확률이 높겠지? 저런 화끈한 모습으로
남자 만나는거 아니면 굳이 저렇게 입고 나올 필요가 없겠지? 그래, 괜히 말걸었다가 개망신당할수도
있어. 참자~ 어느 복받은 놈이 꿀꺽 해치우겠지 뭐~~ 누군지 좋겠다~~아.."
그렇게 포기하겠단 생각을 하면서도 태현은 자꾸만 그녀에게 시선이 꽂히는걸 어쩔수가 없었다.
그러면서 아랫도리에 슬슬 반응이 오는걸 감추기 위해 제자리에서 왔다갔다하며 더 안절부절하는
모습만 보일 뿐이었다.
그렇게 10분이 지나고 주위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이 하나 둘 상대를 만나 자리를 떴지만 태현과 그녀만은
계속 그자리에서 머물 뿐이었다. 태현도 약속이 있는것처럼 핸드폰도 확인해보고 전화하는척도 해보고
하면서 그녀를 살펴보는데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듯 하더니 천천히 반대방향으로 걸어가는 것이었다.
"어라? 다른데서 만나기로 했나? 아~ 아쉽다 이렇게 그냥 가면 이제 영영 못보겠지? 한번 말이라도
붙여볼걸 어차피 지금까지 아무것도 못하고 이러고 있었는데, 에이 빌어먹을 난 왜 이렇게 소심할까?"
그녀의 뒷모습이 점점 멀어지고 시야에서 사라져갈수록 태현은 아쉬움과 초조함이 커져갔고 고민 끝에
일단 따라가 보기로 했다. 사람들속에 파묻혀서 잃어버릴까 두려워 빠른 걸음으로 사람들속을 헤집으며
나아갔다. 느리게 걷고 있어서인지 그녀는 금방 태현이 따라잡을수 있었고 어느정도 거리를 유지한채
태현은 뒤를 따라갔다.
"이제 어떡하지? 이렇게 무작정 따라오긴 했는데 여기서 뭘 어떡한다? 거리에 사람도 이렇게 많은데
말걸기도 쪽팔리고~ 아~ 제발 사람 없는 거리쪽으로 갔으면 좋겠다, 한마디라도 해보고 싶다 정말!"
그러나 그녀는 사람 많은 거리만 누비고 다니면서 강남역 일대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태현은 말걸
타이밍을 찾으려고 무척 애를 썼지만 어쩌다 사람이 없는 곳을 지나갈때면 심호흡 몇번 하고 망설
이다가 이내 사람들 많은 장소로 이어졌고 자신을 질책하며 다시금 그런 기회를 노리지만 또 그런
상황만 반복될 뿐이었다.
그렇게 또 10분이 넘어갔다. 태현에게는 마치 그 10분이 1시간이 넘는 것처럼 길게 느껴지며 자기
자신과의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야 이 바보자식아! 제발 좀 하자 응? 뭘 그러게 망설이는데? 제발 부탁이다 하다못해 길이라도
물어보던가, 그만 좀 고민하자 멍청한 놈아!"
그러던 중 그녀가 또 인적드문 거리로 접어들었고 이번엔 정말 지나가는 사람 하나 없을 정도였다.
"응? 왜 이런길을 가지? 그러고보니 약속장소가 어딘거지? 왜 자꾸 빙빙 도는거야? 어찌됐건 잘됐다,
이게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자 그래 미친척하고 한번만 해보자 좋아!"
태현은 이번에도 그냥 지나치지 않기 위해 걸음부터 빨리 하며 심호흡을 크게 두세번 했다.
어느새 그녀와의 간격이 1-2미터까지 좁아졌고 쿵쾅거리며 빨라지는 심장소리를 느끼며 태현은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자 이제 하자! 화이팅이다! 어디 한번 미쳐보자!"
그리곤 손을 뻗으면 그녀의 어깨가 닿을 정도가 되었다
"저..저기요~"
그녀는 못들었는지 앞만 보고 걸어간다.
"아 진짜 뭐냐... 좀더 크게 말해 피죽도 못먹었냐? 자신있게 소리내라고!"
태현은 용기를 내서 그녀의 옆까지 가서 비스듬히 그녀를 막고 섰다.
"저기, 잠시만요...저...잠시 얘기좀 해도 될까요?"
그녀는 흠칫 놀라며 큰눈이 더욱 커지며 말했다.
"네? 아..아니요~ 저 지금 가봐야되요 죄송해요"
그녀는 꾸벅 목인사를 하더니 가던길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마침 주위에 지나가던 한 아저씨가 비웃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쳐다보고 갔다.
"아 씨발, 저 아저씬 뭔데 쳐다봐? 에이 쪽팔려, 관둘까? 에효 그럼 그렇지, 휴"
태현은 다시 걸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그런데 그녀의 탄력적인 다리와
스커트에 가려진 엉덩이가 움직이는걸 보니 다시금 아래에서 반응이 오며 용기를 북돋아줬다.
"그래, 이왕 말을 한번 걸어봤으니깐 되는데까지 해보자"
이번엔 그녀의 앞으로 돌아갔다. 아예 그녀의 길을 막아선 것이다. 그녀는 또 놀란 토끼눈이 되어
태현을 바라보았고 그런 그녀의 모습이 더욱 귀엽게 느껴졌다.
"저기... 아까부터 지켜봤는데 예쁘셔서요 그냥 가기가 너무 아쉬워서요 좀 친해질수 없을까 해서요
잠시만 저랑 얘기하면 안될까요? 정말 부탁 드릴께요 저 나쁜 사람 아니에요~"
태현은 속에 생각했던 말들을 그녀가 대답하기 전에 재빨리 내뱉었다. 어떻게든 그녀를 붙잡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말이 생각보다 술술 나온 것이었다.
"아뇨 저 정말 약속 있어요 가봐야 되서요 조금 있으면 친구 오거든요"
"네, 그래요 그럼 친구분 도착할때까지만 얘기하면 안될까요? 친구분 오시면 바로 보내드릴께요.
잠깐이면 되요 정말 소원이에요 이렇게 이쁜 사람 다신 못볼거 같아서요 정말 너무 이쁘세요"
태현은 어쩌면 비굴해보이기까지 하면서 애원하다시피 그녀에게 매달렸다.
자꾸 이쁘단 얘기가 나쁘진 않았던지 그녀가 생긋 웃더니 잠시 태현을 바라보며 고민하는듯 했다.
"아~ 방금 웃으셨죠? 웃으시니까 더 이쁘시네요. 제가 더 웃게 해드릴께요 저 알고 보면 괜찮아요
나쁜놈 절대 아닙니다 한번만 믿어주세요"
그녀는 더욱 생글거리며 웃으며 태현에 대한 긴장이 많이 풀어지는거 같았다. 그리곤 고개를 살짝
갸우뚱하며 고민하는 모습이 태현이 더욱 그녀를 놓칠수 없도록 고삐를 당겼다.
"저기 여기서 이러지 말고 어디 가서 얘기해요 잠깐이면 되요 아 근데 친구.."
갑자기 핸펀 울리는 벨소리가 났다. "아 잠시만요 친구 전화에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그녀는 태현을 두고 잠시 떨어져서 전화를 받았다. 태현은 통화내용이 궁금했지만 그녀가 이쪽을
보고 통화중이라 가까이 다가가면 이상하게 볼까봐 꾹 참고 가만히 서서 핸드폰을 꺼내 보는척했다.
중간중간 그녀가 통화하는걸 보면서 정말 이쁘다 먹고 싶다란 생각과 내 얘길 들어줬으면 좋겠다란
생각이 교차했다. 몇분후 그녀가 통화를 끝내고 태현에게 다가왔다.
살짝 미소를 지으며,
"근데요 제가 정말 그렇게 예뻐요? 저보다 이쁜 사람 여기 많은데~"
"아뇨 제가 보기엔 그쪽이 제일 이쁘세요, 다른 사람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네요 아참 이름이 어떻게
되죠? 그쪽이라고 부르니깐 왠지 정없어 보이네요 어감이.."
"지영이라고 해요 그쪽은요?"
"아 저는 태현이라고 해요 어...그럼...아! 친구분은 언제 온데요?"
"음 어떡하죠? 곧 도착한다는데 오분도 안걸린다네요"
"아........그래요......음~~ 어떡하지 ....휴.....아쉬운데...."
"그렇게 저랑 얘기하고 싶으세요? 저 그렇게 괜찮은 사람 아닌데..."
"아니요 음.. 지영씨라고 부르면 되나요? 저한텐 지영씨만한 사람 만나는게 절대 쉽지 않아요
두번 다시 올거 같지 않아요. 한번만 도와주십시오 네?"
"하하 알았어요 알았어. 방금 친구랑 통화했는데 친구가 급한 사정이 생겨서 못온다네요 뭐
이렇게 된거 친구 대신 놀아주세요. 저 재밌게 해줄수 있나요?"
"아 네~ 당근이죠! 제가 오늘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영씨 즐겁게 해드릴께요 맡겨만 주세요"
태현은 너무 기쁜 나머지 목소리까지 살짝 떨리고 있었다.
"이게 정말 꿈인가? 내가 정말 해낸건가? 못먹어도 좋다. 이것만으로도 난 대성공이다 대성공"
태현은 기쁨에 겨워 말을 잇지 못하고 연신 싱글벙글하며 웃고만 있었다.
"음 저...계속 웃고만 계실 거에요? 여기서 이러고 서있는건 좀 그런데"
"헉! 아 미안요 아하하..제가 너무 기뻐서 잠시 정신이 나가 있었네요 음 그럼 어디 갈까요? 음.."
"전 아무데나 상관 없어요 편하신대로 하세요"
"아 저....음.....그러니깐 ...."
태현은 이런일이 처음이라 아니 여자랑 단둘이 데이트해본지 너무 오래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난감했다.
"술을 마시러 가자고 할까? 아니야 처음부터 술은 좀 그런데...그럼 밥먹으러? 그럼 뭐먹지? 아 뭘
좋아하려나? 이거 원래 남자가 알아서 리드해야하는거 아닌가? 아 죽겠네 진짜 어떡하지?"
지영은 그런 태현을 여전히 미소지으며 잠시 쳐다보다가 먼저 입을 열었다
"혹시 배고프세요? 밥먹을래요?"
"아뇨 저 괜찮아요, 아 지영씨는요?"
"음 저도 괜찮아요 점심을 늦게 먹어서요 그럼 ...우리 간단하게 술먹을까요? 저 많이는 못먹지만
남자들은 카페같은데서 커피먹으면서 얘기하자고 하면 별로 안좋아하더라구요.. 그냥 술집가서
간단하게 먹어요"
"아 뭐 카페서 얘기하는거도 나쁘진 않은데요 음...그래도 술집이 낫겠네요...아하핫...미안해요
이거 원래 남자가 나서서 가자고 얘기해야 하는데.."
"그러게요. 벌써 점수 깍이신거 알죠? 이제부터 잘하세요.."
"아 네......반성할께요...."
"어머, 반성은요 그냥 해본 소리에요....농담인데.....제가 어디갈지 정했으니깐 술집은 안내하시길
바래요 전 따라갈께요.."
"네 그럼 제가 앞장설께요 저만 믿고 따라오세요 이쪽으로 가죠"
태현은 일단 술집이 많은 거리쪽으로 지영과 나란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아직 한게 없지만
이렇게 지영과 같이 걷고 있는것만으로도 태현은 뿌듯했다. 마치 세상을 다 가진듯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술집을 가서 같이 술마시며 어떻게 요리할것인지 궁리를 하려니 한편으론 또 머리가 아프면서
한편으론 기대감에 가슴이 또 뛰기 시작했다.
P. S 이거 잘 쓰지도 못하면서 시간만 오래 걸리네요...쓰면 쓸수록 작가분들에 대한 존경심이
마구 일어납니다.^^ 상황전개도 왠지 느린거 같고 사족만 늘어난거 같고 맘처럼 쉽지가 않네요
2부부턴 좀더 본격적으로 전개를 시킬까 합니다. 그럼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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