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묻지마-갈 데까지 간 여자 (에필로그)

야오리 2,315 2018.12.15 13:07
토요일 오전 8시, 나는 아내의 인기척에 잠을 깬다. 팬티만 입은 위에 긴 셔츠 하나를 걸친 그녀는 서른을 넘은 내 아내가 아니라, 애인의 자취방에 놀러온 여대생 같다. 실제로 아내는 날로 젊어지고, 특히나 화장을 했을 때는 가까이 들여다보아 눈가 잔주름을 확인하지 않는 한 어지간해서 스물 여섯 이상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나는 아내에게서 은은히 풍기는 기름진 냄새를 음미한다. 아내는 ‘그 주기’가 되었다. 사향 냄새와 비슷한 체취이다. 아내가 샌드위치를 만들고 나는 집안을 정리한다. 해가 많이 길어졌다. 창을 열어둔 후 씻고 나오자 아침상이 준비되어 있다. 우리는 나란히 앉아 아침을 먹는다. 결혼 6년차가 되었건만 여전히 그녀와 마주하는 것만으로 설레어 온다. 그것은 아내가 내 것이면서, 동시에 내 것이 될 수 없는 무언가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에 나는 못 견디게 애가 탄다. “나 가야겠다. 애들이 오늘은 일찍 온댔거든.” “그래. 내가 마저 먹고 치울게. 이따 점심 때 올 거지?” “응. 관호랑 약속했잖아. 자기도 있을 거야?” “난 점심 약속이 있어서. 최대한 빨리 오도록 할게. 어제 얘기한 대로 할 거지?” 아내는 살짝 눈을 내리깔면서 고개만 까딱거린다. 현관을 나서려는 아내를 굳이 잡아끌어 입을 맞춘다. 그러면서 속삭인다. “오늘은 발제가 누구야?” “......인혁이.” 칼로 그은 것처럼 가슴이 아리고, 그러면서 뜨거워지고. “잘 다녀와.” 현관문이 닫힌다. 아내가 내 눈앞에서 사라진다. 세미나는 오전 아홉 시 정각에 시작된다. 윽박지르지 않아도 늦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정시에 시작되어 진행되는 분위기가 엄숙하기까지 하다. 그것은 세미나가 정확히 정오에 끝나기로 했기 때문이다. 농땡이를 치거나 늘어지는 일은 없다. 아내를 제외하고 전원이 남자인 학생들은 가슴을 졸이며 정확히, 깔끔하게, 확실하게 진도를 마친다. 비교적 빡빡한 커리큘럼임에도 불구하고 열두 시 이 분 전에 모든 분량이 소화된다. 아내는 조금 놀란다. 이 날은 특히 만만치 않은 대목이었기 때문에 모든 분량이 열두 시 안에 정말 끝나기가 무리이리라 내심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정리가 아슬아슬하게 끝나매 아내의 가슴이 심하게 울렁댄다. 그게 다음에 있을 일을 원치 않아서인지 오히려 기대해서인지는 아내 자신 확실히 알 수가 없다. “오늘 발제 인혁이가 했었지?” 다들 아는 이야기를 굳이 확인하는 건 분위기가 어색했기 때문이다. 모두들 숨을 죽인 채 아내 쪽만 주시하는 중이다. 아내는 가볍게 한숨을 쉰다. “바깥에 잘 지켜 줘.” 아내가 세미나실 원탁 아래로 몸을 수그린다. 그리고 무릎걸음으로 인혁이의 앉은자리로 다가간다. 세미나실은 가끔씩 들리는 기침소리가 거슬릴 정도로 조용하다. 거기에 바지 벨트와 버클이 풀어지는 소리가 울린다. 아내의 손이 지익- 소리를 내며 인혁의 지퍼를 내린다. 인혁이 저도 모르게 몸을 움찔거린다. 늦겨울, 세미나실엔 여전히 난로가 눈을 밝혔다. 아내의 볼이 화끈거린다. 그녀의 손에 잡히는 인혁의 성기는 더 뜨겁다. 그것은 이미 힘차게 발기해 있다. 그 끄트머리를 손으로 확인하다가 손끝에 맑은 액체가 묻는다. 아내는 잠시 망설이다 거미줄처럼 끈끈히 늘어지는 액체를 입술로 가져와 쪽 핥아버린다. “소리 내지 마.” 인혁에게 아내가 주의를 준다. 그러면서 그의 성기 위에 혀를 놀린다. 인혁이 양손으로 탁자를 꽉 붙든다. 아내는 그런 그를 한 번 올려다보고는, 이윽고 그의 것은 입안 가득 머금는다. 숨소리가 다급해지는 건 비단 인혁뿐이 아니다. 쪽쪽거리는 입소리, 미미한 액체 소리로 인해 무심결에 빳빳한 사타구니를 더듬으면 어느새 스며나온 것이 팬티를 적시는 중이다. 인혁은 오래 버티지 못 한다. 소리 내지 말라는 주의를 들었음에도 으으으- 우는 소리를 삼키며 끝까지 올라 버린다. 저도 모르게 허리를 들썩이매 아내의 머리가 테이블에 부딪치고, 동시에 그의 정액이 아내의 입천장에 부딪친다.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남자들은, 크게 한숨짓는다. 담배를 꺼내어 무는 손이 덜덜 떨린다. 인혁이 사정액은 무척 많았다. 그럼에도 아내는 꿀꺽 꿀꺽, 두 번 반에 걸쳐 모두 삼켜 버린다. 어지간해서 하기 어려운 일이다. 아내는 그 맛을 즐기는 걸까? 그녀는 인혁의 남근을 사랑하는가? 아내가 나 이상으로 좋다는, 그녀가 전에 느껴본 바 없는 쾌락을 주는 남자는, 아니 성기는 혹시 인혁의 것이 아닐까? 얼마 전 바로 이 세미나실에서, 모두가 보는 앞에서 규칙을 어기고 그녀 안에 세차게 사정했어도 아내는 전혀 불만을 토로하지 않았었다. 책상 아래에서 나온 아내는 멋적게 웃으며 헝클어진 머리를 다듬는다. 남자들이 그녀를 곁눈질한다. 누군가 그녀에게 종이컵에 담긴 커피를 내민다. “고마워.” 아내는 용민이에게 눈웃음을 지으며 뜨거운 커피를 입안에 머금어, 인혁이의 정액 냄새를 입가심한다. “다음 발제가 용민이였던가?” 진용이가 웃으며 말한다. 용민이를 질투하는 양, 혹은 커피를 가져다주는 데 개입된 사심을 지적하는 양. 아내의 볼이 다시금 화끈거린다. 용민이의 입가가 헤벌쭉 벌어진다. 다음 세미나에서 아내로 인해 묵은 정액을 배출하는 건 그의 차례가 될 것이다. 아내가 눈을 내리깔면서 하릴없이 커피만 홀짝댄다. 용민이의 성기는 세미나 멤버들 중 가장 크다고 했다. 아내는 그 커다란 물건을 입으로 받아줄 것인가? 아니면 지지난번 세미나 때 그랬던 것처럼 아예 그녀의 질안에 품어 버릴 것인가? 아내를 가장 기쁘게 했다는 성기는 혹시 위용도 우람한 용민이의 것이 아닐까? “누나 진짜 점심 안 먹고 갈래요?” “미안, 오늘은 약속이 있어서.” 찬희가 나선다. 그가 아내를 대동하고 제 차가 주차된 주차장을 향한다. 나머지 남자들은 허기진 눈으로 두 사람의 뒷모습을 아쉽게 훑어댈 따름이다. 지난주는 관호의 생일이었다. 그래서 아내는 찬희와 함께 케익이랑 찬거리를 사서 우리집으로 갔다. 내가 자릴 비운 집에 아내와 찬희는 부부인 양 나란히, 장봐 온 것들을 들고 들어선다. 학교에서 그렇게 서둘렀건만 토요일이라 차가 밀렸다. 관호가 오기로 한 시간에 벌써 간당간당했다. 그럼에도 찬희는 굳이 아내에게 다른 일을 재촉한다. “아니, 우선 요리부터 하고. 관호 오기로 한 시간 다 되었잖니.” “에이, 약속은 약속이잖아요. 얼마 걸리지도 않을 텐데.” “그래두.” “관호도요, 와서 좀 기다리더라도 그쪽을 더 바랄걸요.” 이 말에 아내는 더 이상 핑계거리가 없다. 결국 관호가 내미는 것을 받아든다. 파란 색의 앞치마다. “아니. 여기서요.” 그걸 들고 방에 들어가려는 아내를 찬희가 제지한다. 아내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그 자리에서 스커트 호크를 푼다. 찬희가 빤히 보고 있는 거실 한가운데에서. “찬희야, 버티칼 좀......” “빨리요.” 늦겨울 햇살이 달짝지근하다. 거기서 아내는 하나씩 옷을 벗는다. 찬희가 입을 헤벌쭉 벌린 채 지켜본다. 토요일 오후의 단지 안은 시끌시끌하고, 바깥의 누군가가 주의깊게 들여다본다면 아내의 옷 벗는 모습을 확인할 수도 있으리라. 아내는 겉옷과 속옷을 하나하나 벗어내린다. 다만 굳이 팬티 하나를 남긴 채, 그 위에 찬희가 건넨 앞치마를 걸친다. 그런 다음 찬희의 눈치를 슬쩍 보다가, 결국 앞치마 아래로 팬티마저 내려 버린다. 아내가 걸친 앞치마는 플랫한 디자인이라서 앞에서 보면 그냥 여름용 원피스 같다. 하지만 뒤쪽으로 새하얀 엉덩이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찬희가 아내에게 다가가, 앞치마 위로 그녀의 한쪽 젖가슴을 꺼내어놓는다. “이게 더 좋아요.” 아내는 찬희의 손길을 마다하지 못 한다. 곤두선 젖꼭지가 겨드랑이쪽 터진 부위에 고개를 내밀고, 찬희의 손가락이 그곳을 스치매 아내의 모든 솜털이 바르르 떨린다. 그때 초인종이 울린다. 찬희의 채근에, 아내는 그 차림 그대로 현관으로 나간다. 심지어 한쪽으로 삐져나온 젖가슴조차 옷 안에 챙기지 못 한 채 회사에서 오전 근무를 마치고 곧장 달려온 관호를 맞이한다. 귀가하는 발걸음이 설렌다. 마치 신혼 때처럼, 집에서 아내가 나를 기다린다는 사실이 아직 믿어지지 않던 시절과 같이 나는 가슴을 졸이며 집으로 간다. 아내가 보고픈 마음에 현관문을 여는 손이 찌릿찌릿하다. 이렇게 가슴이 두근대는 건 내가 아직 젊다는 의미이리라. 일부러 조용히 문을 열고, 현관 불이 저 혼자 들어오면서 집안에 밴 열기와 냄새를 느낀다. 아내의 페로몬이 집안 가득 공기 중에 떠돌고 있다. “어, 형.” 현관 바로 앞에서 속옷차림의 찬희와 눈이 마주친다. 그는 막 욕실에서 나오는 참이었다. 아무리 사전에 양해가 된 일이라고 해도 이런 상황에서는 저절로 표정이 굳는 게 본능이리라. 나는 픽 웃어 보이며 손가락을 입에 갖다댄다. 찬희가 어색하게 따라 웃는다. “아앗, 관호야!” 아내의 달뜬 목소리가 침실 안에서 새어나온다. 흡, 하고 들이쉬는 소리, 매달리는 듯 관호의 이름을 부른다. 나는 거기에서 관호가 막 아내의 몸 안으로 들어가 그곳을 헤집기 시작했음을 직감한다. 통통한 그의 성기가 아내의 주름 사이로 천천히 들락대겠지. 한 번은 깊게, 심호흡 후 한 번은 조금 얕게. 내 가슴이 다시금 요동치는데 그건 관호의 것이 아내를 꿰뚫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들은 부부의 침실에서 몸을 섞었다. 관호와 찬희가 나란히 찾아와 아내를 범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그 동안은 거실 카페트나 쇼파 위에서였다. (아니면 손님 방에서거나) 바로 아침까지 아내와 내가 단둘이 엉켜 있었던 우리집 침실에서 그런 적은 없었다. 그게 내 속을 거칠게 울렁대게 하였다. “처음부터 방에서 한 거야? 생일상은?” “아니오. 관호는 처음부터 순 생각이 그저...... 그랬는데 누나가 부득부득 밥은 먹고 케익은 잘라야 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타협을 하길, 밥은 먹되 촛불은 누나가 끄기로 했지요.” “촛불을 선영이가 꺼?” “아니 그게, 초는 초인데 케익에 꽂는 거 말고...... (관호 말이)누나의 거기에 꽂는 관호의 초라고 했어요. 누나가 그걸 불어주었죠. 확실히 거기 불이 붙기는 붙었던데요. 누나가 불어주니까 좀있다 꺼지긴 했지만.” 그러고 보니 거실 식탁에 아직 치우지 않은 상이 방치되었다. 상 아래에 아내의 파란 앞치마가 함부로 팽개쳐진 게 이제야 눈에 띈다. “저는 거실에서 했어요. 근데 관호가 부득부득 방으로 들어가고 싶어하더라고요. 누나를 번쩍 안아서는 문지방을 넘었죠.” 찬희의 말이 뭔가 도중에 허리가 잘린 느낌이다. 필시 ‘문지방을 넘었죠-’ 뒤에 ‘-꼭 첫날밤 신랑 신부가 하듯이요’란 말이 끼어들려다가 삼켜졌으리라. 내 속은 계속 울렁댄다. 관호는 지 성기를 아내의 입안에 담그는 일로 생일 의식을 치르고는, 아내를 품에 안아들고 우리집 침실로 들어갔다. 마치 그가 오늘 일로 인해 내 아내의 주인이나 된 양. 이와 같은 태도가 아내의 깊은 마음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아내는 어릴 적부터 굉장히 강하고 고집스러운 인상이었지만(나이가 들면서 많이 부드러워지고 애교가 붙게 되기는 했다), 의외로 자신과의 관계를 기정사실화하는 고집스런 태도에 약했다. 내가 아내와 결혼하게 된 것도 사실 나한테 뭐가 있어서라기보다,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점을 뻔뻔스레 기정사실화하였기 때문이다. 관호는 우리 부부의 관계에 끼어든 사실상 첫 남자였고, 몇 년간의 관성인지 아내를 먹어댐에 무례할 정도로 뻔뻔스러웠다. 술 취해 찾아와선 현관에서 신발도 벗지 않은 채 아내의 입에 제 성기를 물리기도 했고, 일전에는 그런 일에 거부감이 강한 지 마누라 대신에 아내와 함께 스와핑 모임에 가기를 청하기까지 했다. (그 일에 대해서 언젠가 이야기할 기회가 생길런지 모르겠다) 그럴 때마다 아내는 내 눈치를 봐 가면서 가능하면 다 받아주려 했다. (‘우리가 먼저 쟤를 끌어들인 거잖아’) 혹시 아내의 ‘최고의 남자(혹은, 남근)’는 관호가 아닐까? 그러고 보니 저들은 벌써 4년째 몸을 섞는 중이다. 그 사이 아내한테도 관호한테도 이것저것 많은 변화가 있었고...... 우리는 우리한테 많은 일이 생길 때 곁에 있어준 사람한테 성욕을 넘어선 호감과 신뢰를 느끼게 된다. 안방에서의 행위 소리가 격해진다. 자세히 들어보면 침대 스프링이 삑삑 울어대기도 한다. 찬희가 내 눈치를 본다. 그는 거실에서 한 번 싸고, 막 그 흔적을 씻은 참이다. 당연히 침실로 들어가 동참하고 싶으리라. “어디에 쌌니?” 나는 무슨 최종시험이라도 보듯 그에게 묻는다. “입에다요. 오늘은 꼭 그래 보고 싶었거든요.” 그가 아내를 데려오기 직전, 학교에서 인혁이가 먼저 아내의 입안에 제 영역표시를 했었다. 거기에 영향을 받아 무척 흥분하였고, 그래서 마음껏 아내의 질구를 쑤셔댄 다음 아내의 분비물로 범벅이 된 그것을 막무가내 그녀의 입에 갖다댄 채, 그녀의 얼굴에 올라타듯 하여 제 손으로 남근을 힘껏 짜대어 아내의 입안에 진한 것을 가득 토해내었다는 이야기까지는 털어놓지 않았다. 세미나실에서부터의 흥분으로 헐떡대며 입술 밖으로 새어나온 것까지 굳이 모아 그녀로 하여금 다 삼키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또 싸고 싶냐?” “예. 이번엔 누나 보지에다가요.” 찬희의 얼굴이 초딩 같아진다. 어쩌면 저렇게 해맑을까! 아내는 남자들을 하나같이 어린아이로 만든다. 우리는 아내로 인하여, 다같이 그녀의 몸안에서 몸을 녹이고 녹아들고픈 욕구로 인하여 너무나도 순수해진다. 아내를 갖고 싶다는 마음 이외에 순수하게, 어떤 사심도 품지 않게끔 된다. 나는 내 아내의 질구 안에 제 씨앗을 심고 말겠다는 남자의 말에 허허허,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래. 들어가라.” 아내를 가장 흥분시키는 성기는 찬희의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면 아내는 처음 찬희가 그녀 앞에 팬티바람으로 앉았을 때부터 자꾸만 속옷을 들추고 튀어오르는 그의 남근에 관심을 표시했었다. 찬희로 인해 아내는 학과 남자들의 정액받이가 되었다. 찬희의 것은 가늘되 길쭉하여서 아내의 몸안을 깊숙이 구석구석 찔러줄 수 있을 것이다. 관호의 숨소리에 따라 몸을 헐떡이는 아내의 음성이 일순 흡-하고 뭔가를 머금는다. 나는 방에 들어간 찬희가, 관호에게 아랫 입을 내어준 아내의 윗 입에 제 것을 밀어넣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들이 몸을 얽은 침대가에는 나와 아내의 결혼사진이 있다. 사진 속 우리가 내려다보는 아래에서 세 남녀의 땀이, 분비물이, 염색체가 부부의 침실을 적실 것이다. 나는 소리 죽여 거실로 가 그들이 방치해 둔 식탁 위를 치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설거지를 한다. 접시에 묻은 케익 크림을 손으로 닦아내는데, 침실 안에서 헉 하는 소리-필시 관호가 아내의 질구에 크림색 정액을 마음껏 쏟아내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내의 자궁이 입가에 크림을 묻힌 채 맑게 웃으리라. “피곤하지 않아? 그 녀석들 또 두 번씩이나 질러대고 가네. 자긴 도합 네 번을 받아준 것 아냐. 오늘 괜찮겠어?” “어...... 언제부터 있었던 거야?” 씻고 나온 아내가 멋쩍어한다. 이십대 남자들의 성욕을 네 번씩 몸에 품느라 확실히 좀 피로해 보이지만, 물기로 반짝이는 피부가 여전히 생그럽다. 나는 그들이 아내 몸에 심어놓는 진한 단백질들이 그녀를 날로 젊어지게 만드는 건 아닐까 종종 생각한다. “힘들면 말해. 진명 형한테 전화해서 다음에 하자고 하면 되니까.” “아니 괜찮아. 약속했잖아.” “정말 괜찮겠어?” 내가 정색을 하고 묻는다. 오늘 밤의 일은 평소의 일탈과 어쩌면 격이 다르다. 나는 여러모로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아내가 소리 죽여 웃는다. 내가 좀 어리둥절해하는 사이 내게 몸을 기댄다. 그녀한테서 바디샴푸의 냄새가 난다. “자기야말로 괜찮아?” 괜찮은 걸까. 이건 그냥 놀이가 아닐지도 모른다. 왜 이런 일을 꾸몄을까? 진명 형이 이 ‘이벤트’를 제안한 건 벌써 2년 전의 일이다. 그때 난 일거에 거절하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니었다. 우리가 감내할 수 있는 한도 이상이었다. 그때는 그렇게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나는 아내를 말 그대로 창녀로 만들려 하는 것이다. 그곳은 진명 형의 친구가 운영한다는 오래된 모텔이었다. 워낙 럭져리한 모텔이 많은 시절이다 보니 차라리 여인숙처럼 보이기도 했다. 자리한 동네 역시 서울에서 결코 빈말로라도 부촌이라고는 할 수 없는 곳이었다. 월풀 욕조도 인터넷이 되는 컴퓨터도 비디오게임기도 없고, 시간 이용을 끊고 가는 젊은 연인들보다는 차라리 근처 공장이나 공사판의 잡부들 숙박 이용이 더 많을 것 같은 곳. 진명 형의 아이디어는 아내를 이곳 모텔의 ‘알바’로, 바로 그 뜨내기 남자들의 하룻밤 노리개로 던져주자는 것이었다. “그런 분들 생각보다 꽤 있어요. 멀쩡한 얼굴을 하고 자기 마누라를 하룻밤만 여기 일하게 해달라는 남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시면 놀랄걸요?” “그래요?” “응. 사실 그래. 그렇게 여자를 방에다 들여놓고, 그 여자 애인 내지 남편은 이 방에서 CC티브이로 들여다보는 거지. 지 여자가 모르는 남자한테 몸 파는 광경을 말야.” “어 진짜로 돈도 받나요?” “남편 분께서 원하시면요. 그럴 경우엔 근데 우리도 조건이 좀 까다로워지죠. 괜히 어설프게 들여놓았다가 단골한테 컴플레인이라도 들어오면 곤란하잖아요? 대개는 무료로 들어오시는 걸로 해요. 그 편이 오시는 분한테도 마음이 편하기도 하고.” “사실은 말이죠, 우리가 보기에 정 아니다 싶을 땐 서비스한다 생각하고 우리쪽 직원을 손님인 척 들여보내기도 해요. 어차피 서로 기분 내는 게 중요하니까요. 아뇨, 데려오시는 분 스펙이 안 돼서인 경우는 별로 없고요(나름 자신이 있으니까 이런 일도 꾸미지 않겠어요?), 여자분이 너무 얼어있거나 준비가 덜 돼 있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까요. 그럴 땐 우리쪽에서 준비한 사람이 처음부터 차근차근 분위기를 만드는 거죠.” “선영 씨라면 그런 염려는 없을걸.” 진명 형이 거들었다. 그러자 진명 형의 친구라면서 그에게 깎듯이 형, 형 부르는 통통한 남자는 픽 웃으며 ‘그건 함 보면 알겠죠’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번주 화요일, 나는 정말로 아내를 그곳에 데려갔다. 나와 진명 형만 갔을 때 ‘이게 다 니네들 서비스해주는 거야~’ 식으로 거들먹대던 업주가, 아내 얼굴을 보자마자 저도 모르게 입이 헤벌쭉 벌어지는 모습은 참으로 보기에 좋았다. “와, 굉장히 미인이시네요. 손님들이 좋아하겠는데요.” 업주가 말했다. “아니, 뭐 이 바닥엔 요즘 워낙 텔런트 같은 젊은 애들이 즐비하니까, 내 말은...... 자연스러워 보이는 게 참 좋네요. 누가 봐도 이 바닥에 있는 애들 같지가 않아서......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된댔죠? 그래요? 이야 아무리 봐도 그렇게는 안 보이는데.” “곧장 영업에 써도 될 것 같지?” ‘업소’란 데 생전 처음 와 보는지라 아무래도 얼어있는 아내, 그리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내 대신 진명 형이 느물대며 응대해준다. 진명 형은 못 본 사이에 나이 든 티가 많이 난다. 눈 아래로 시커먼 주름이 생기고 얼굴빛이 안 좋아진 모습에서 군 시절의 귀공자 같던 티를 찾아보기 힘들다. 뭔가 어둡고 좋지 않은 업종에 종사할 것 같은 인상이 되어 버렸다. “글세 그건 더 봐야지. 비디오가 되는 것하고 실제 일을 잘하는 것하고는 많이 다르잖아.” “일단 좆을 좀 잘 세울 수 있어야 된단 말이지?” 진명 형이 악당처럼 웃는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까짓꺼 보여주면 되지. 선영 씨, 이리 좀 와봐.” 진명 형이 아내를 부르더니 불쑥 제 바지 지퍼를 내린다. 아직 말랑말랑하지만 평소보다는 조금 힘이 들어간 듯한 물건을 중인환시에 아무렇잖게 꺼내어 놓는다. “이것 좀 세워 봐요, 선영 씨.” 눈이 뒤집힐 광경이다. 이곳은 흔해빠진 모텔의 카운터 안쪽이다. 손님이 없을 시각이고 문이 닫히긴 했지만 누군가 찾아와 방을 청할 창문으로 들여다보자면 모든 게 빤히 보일만한 공간이다. 좁은 실내에는 나와 아내 이외에 진명 형과 업주, 그리고 업체에서 왔다는(어떤 종류의 업체인지는 굳이 묻지 않았다) 젊은 남자 하나가 있다. 그런 안에서 진명 형은 제 성기를 꺼내어들고, 아내로 하여금 사실상 오픈된 공간, 처음 보는 남자들 앞에서 그것을 발기시키라고 요구한다. “오기 전에 내가 얘기했지? 선영 씨.” 진명 형이 말한다. “이건 봉사활동이야. 여기 오는 남자들은 다들 외롭다고. 달려있는 물건이 써먹지를 못 해서 썩어문드러질 지경이야. 그걸 선영 씨가 행복하게 해 줘야 돼. 그 남자들도 이 물건을 가지고 얼마나 좋아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게 당신 역할이라고.” 아무리 그래도 대낮이었다. 아내는 술을 먹거나 하지 않았고, 하다못해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이곳의 남자들과 이야기를 나눈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아내는 진명 형에게 다가섰다. 그리고 그 앞에 무릎을 꿇었다. 진명 형의 시든 성기를 손으로 들춘다. 일부러 그것을 세우려 한다기보다 그냥 호기심인 듯 어루만진다. 그것에 살짝 입을 맞춘다. 눈을 살짝 감은 채 그 물건을 입술에 댄 모습이 꼭 그것의 냄새를 음미하는 것 같다. 업주와 젊은 남자가 꼴깍 마른 침을 넘기는 소리가 내게까지 들린다. 아내가 진명 형의 성기를 입안에 품었다. 그것은 금새 빳빳하게 고개를 치켜든다. 아내는 손을 거의 쓰지 않은 채 입김을 넣고 오물대며 끄트머리를 맛보는 동작만으로 그 일을 훌륭하게 해내었다. 업소 여자들의 무미건조한 직업정신이나 가식적인 교태가 전혀 없이, 무심하면서도 그 물건을 정말 생각해주는 듯한 모습으로. “어때, 괜찮지?” 진명 형이 아내의 입안에서 물건을 꺼내며 자랑하듯 말한다. 얼핏 봐선 아내의 헌신을 칭찬하는 건지 힘차게 발기한 자기 물건을 과시하는 건지 애매하다. 그의 성기는 아내의 침에 젖어 번들대고, 아내는 그 물건을 다시 빼앗아 물어 사랑해주어야 하는 건 아닌지 눈치를 보는 중이고. “어, 잘하시네.” 업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상기된 얼굴로 아내를 향한다. “선영 씨라고 했죠? 걸친 걸 좀 벗어봐요.” “여기서요?” “일이잖아요. 지금은 아무도 안 올 테니까 걱정 말고.” 말끝에 붙이는 ‘요’ 소리가 ‘요’인지 ‘으어’인지 애매해지기 시작한다. 말하자면 아내를 손님이 아닌 상품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아닐까. 아내는 난처한 표정으로 망설이지만 결국 하나씩 옷을 벗기 시작한다. 아무도 안 오기는 개뿔. 여기엔 무려 네 명의 남자가 있고 그 중 둘은 아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아내의 손끝이 미미하게 떨린다. 천천히 드러나는 속살에는 미미한 소름이 돋아 있다. “괜찮네.” 업주의 목소리에서 장난기가 사라져 있다. “거기 앉아 봐요. 아니, 그 책상 위. 걸터앉아서, 다리를 벌려 봐.” 그곳은 그들이 카운터를 보는 테이블이었다. 지금 누군가 모텔로 들어온다면 카운터 창문을 통해 아내의 벗은 엉덩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대로 가만히 있어 봐요(역시나 이 ‘요’ 소리는 정말 ‘요’인지 ‘으어’인지 확인키 힘들다).” 아내는 고개를 들지 못 한다. 적나라하게 드러난 젖꼭지가 바싹 곤두선 것이 안쓰러워 보인다. 아내는 가게에 진열된 고깃덩이가 된다. 그리고 업주가 다가가 고깃덩이를 더듬는다. 그의 손이 아내의 다리사이로 들어가 시야에 잡히지 않는다. 자세로 보건대 그녀의 소음순 언저리를 희롱하고 있다. 아내가 몸을 뒤튼다. 업주는 흠- 소리와 함께 손을 조금 움직인다. 나는 그의 가운뎃손가락이 아내의 질구 안으로 쏘옥 침입해 들어갔음을 직감한다. “벌써 젖었네. 안에는 말랑말랑하고. 힘 좀 줘 봐요.” 그가 아내의 몸 안을 헤집는다. 아내는 눈을 질끈 감는다. “물건 좋은데. 야 너도 와서 봐봐.” 업주가 젊은 사내에게 권한다. 젊은이 쪽은 물론 사양하지 않는다. 그들의 손가락이 아내의 분비물로 젖는다. 그런데 저 녀석들, 손이나 씻고 저러는 것일까? “괜찮아요. 진명 형 말대로네. 진짜 제대로 일해 볼 생각 없어요? 내가 괜찮게 챙겨줄 수 있겠는데.” 내 입에서 ‘됐거든요’ 소리가 나가기 전에 진명 형이 먼저 ‘글세 그건 좀 두고보자’라 대답해 버린다. “아니 옷 입을 필요 없고. 여기 이 친구 따라가세요. 일 하는 거 알려줄 테니까.” 그는 아내가 옷을 걸치는 것조차 허용치 않고, 알몸인 채 젊은 녀석을 따라 나서게 한다. 아내는 벌거벗은 몸에 신발만을 걸친 채 대낮의 모텔 복도를 걸어간다. 젊은 녀석이 엘리베이터를 잡아준다. 그들은 내 허락도 없이 곧장 객실로 올라가 예행연습을...... 아니다, 사실상 아내에게 ‘첫 손님’을 받게 해주려 한다. 그런데도 나는 몸이 얼어붙은 채 그들을 말리지 못 한다. “야 근데 왜 벗은 채로 올려보냈냐? 원래 그러진 않을 것 아냐.” 알 수 없는 비현실감으로 멍해진 상태에서, 진명 형의 말로 비로소 현실에 돌아온다. “응? 아 복도 플레이도 한 번 시켜볼까 해서. 청소 아줌마가 보는 앞에서 하는 걸 좋아하는 손님도 있거든.” “그렇다고 옷도 안 챙겨서 보내면 어떡해? 지금이야 그렇다 치고 이따 끝날 때쯤엔 그래도 손님이 좀 오고 그러지 않겠냐?” “어 그것도 그렇네. 형 내가 좀 정신이 멍해졌나 봐. 허 저 여자 아주 물건인데.” “알았으니까 네가 여기 옷 챙겨서 올라가라. 이래갖고 어디 장사 하겠냐? 그 동안 우린 여기 있어도 되지?” “응. 혹시라도 손님 오면 좀 받아줘.” 업주가 아내의 옷가지를 말아쥔 채 들뜬 걸음으로 승강기를 향한다. 나는 저 남자가 객실에 옷만 건네고 돌아오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 “자 이리로 와 봐.” 진명 형이 내게 말한다. 카운터실에는 구석에 문이 하나 더 있다. 언뜻 보아 딸린 창고나 화장실 정도로 보이는데. 문안에는 오히려 카운터실보다 더 큰 공간이 있었다. 이것저것 집기들이 있고 쇼파에 간이 침대까지 있는 걸로 보아 일종의 대기실인가 보다. 그리고 그 구석에, 여러 대의 모니터들이 켜켜이 쌓였다. 그 화면으로 복도와 승강기 안, 그리고 몇 개인가의 객실 내부가 보인다. “저기 올라갔네. 아 인제 내리나 보다.” 진명 형이 가리킨 화면으로 내 아내가 벌거벗은 채 양팔로 가슴을 가리고는 프레임 바깥에 나가고 있다. 화면으로 확인하는 그녀의 벗은 몸은 더 오밀조밀하고 균형이 잡혀 보인다. “아마 저 방으로 들어갈 거야. 저쪽을 봐.” 폐쇄회로로 특히 침대 쪽이 도드라져 보이는 화면이 있다. 나는 그 화면에 얼굴을 바싹 갖다댄다. 곧 그리로 알몸의 아내가 들어올 것이다. 나는 ‘직촬! 처음 손님 받는 유부녀 윤락녀 몰카’의 관람자가 된다. 정말로 내가 원한 게 이런 거였을까? 나는 아내를 지나치게 학대하는 게 아닐까? 아내가 한 번, ‘당신보다 더 좋은 남자(성기)가 있었어’ 이야기한 것만으로 그만 삐쳐버려서, 이따위 몹쓸 짓으로 그녀에게 복수하려는 것이나 아닐까? 배신감으로 아내를 부러 시궁창에 몰아넣고, 영영 그녀를 잃기 위해 핑계를 만들고 있는 것이라면? 나 자신도 내 마음을 잘 감당할 수 없었기에, 아내의 물음에 금새 답할 수가 없었다. “안 괜찮은 것 같네.” 아내가 말한다. 방금 씻었음에도 은은히 풍기는 사향 냄새. 하루 종일 붙들고 뒹굴면서 뜯어먹어도 결코 질리지 않을 감촉. 나는 정말 이런 것을 끝까지 더럽히고자 하는가? 더 떨어질 수 없는 나락까지 굴려 떨어뜨리고서야 만족할 것인가? “아니, 나는. 그러니까......” “여기 봐봐.” 아내의 촉촉한 손이 내 사타구니를 붙든다. “완전 빳빳이 섰어. 왜 얘기 안 했어? 나 피곤할까봐? 내가 한 번 더 하면 오늘 약속을 못 지킬까봐 참은 것 아냐? 그러면서 뭘 나한테 거기 가는 게 괜찮으니 아니니......” 아내가 내 바지춤으로 손을 밀어 넣는다. 나는 아내의 손과 내 아랫배를 편하게 만들기 위해 내 손으로 혁대를 풀고야 만다. “이게 괜찮아져야 나도 괜찮겠어. 이리와 봐. 내가 풀어줄게.” “아니, 난 괜찮은데.” “내가 안 괜찮아. 실은 진명 씨한테 물어봤어. 내가 방에 들어가면 그 동안 자기는 뭘 하느냐고 말야. 진명 씨가 말하길 당신이 기다리는 동안 지루할 테니까 그쪽 업소의 아가씨 하날 붙여줄지 모르겠다고 하더라. 당신이 원하면 두 명까지 붙여줄 수 있다고도 하면서 웃던데? 내가 그 꼴을 어떻게 봐? 그니까 이대로는 안 돼. 나한테 한 번 싸고 가. 이건 명령이야.” 아내가 내 것을 꺼내어놓는다. 나는 그만 그대로 무너진다. “어머나, 아주 빨갛게 익어버렸네. 불쌍해라. 내가 식혀줄게. 입으로 불어서 꺼줄게. 자기 촛불을.” 우리는 매일매일 새로 태어난다. 우리에게 찾아오는 하루하루는 모두가 우리의 생일이다. “사랑해.” 내가 더운 숨을 내쉬며 말한다. 아내는 내 것을 입에 문 채 나를 올려다보다가, 픽 웃으며 다시금 내 것을 부드럽게 빨아들인다. 축축한 혀끝이 요도구를 간질이는 감촉에 나는 그대로 케이오될 듯한 기분이다. “나아도.” 아내가 말한다. 아마도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입안에 발기한 성기를 가득 품은 상태라면 발음이 아주 정확할 수는 없다. “매일매일, 당신이 새로 좋아져. 새로운 일이 생길 때마다 당신이 점점 더 좋아. 사랑해, 선영아. 무슨 일이 있어도.” “도저히 안 되겠다.” 아내가 갑자기 말한다. 그리고는 내가 반문할 사이도 없이 내 위로 올라온다. 몸에 걸친 가운을 살짝 젖히면, 벌써부터 뜨겁게 허물어진 그녀의 질 입구가 침으로 젖은 내 성기에 밀착된다. 그렇게 아내가 나를 품는다. 내 것을 꽉 조인다. 내 위에서 움직인다. “사랑해, 선영아. 사랑해......” “사실은 말야.” 아내가 움직임을 살짝 늦추면서 말한다. “그때 말한 그 남자한테도 말했어. 그...... 누군지는 비밀인 그 사람! 나 하루만 업소에 나가려 한다고. 거기 찾아오는 남자들한테 공짜로, 내 것을 줄 거라고 말야. 그래도 괜찮냐고, 나 그 남자한테 허락을 구했어.” 헉, 소리와 함께 숨이 막히지만 아내의 움직임으로 인해 나는 입을 뗄 수가 없다. 아내의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그랬더니...... 그렇게 하래. 좋은 창녀가 되래. 내 것을...... 주래. 기왕이면 돈도...... 백 원씩, 백 원씩 받고 나를 팔래. 백 원짜리...... 아아 자기야! 나 그런 여자야?” “응, 넌 그런 여자야.” 내가 말한다. “넌 갈 데까지 갔어. 이제는...... 모두의 정액받이야. 아무나 너한테 쌀 수 있어. 오늘뿐이 아냐. 또 언제라도...... 나중에 그리로 내 친구들을 데려갈 거야. 내 학원 동료들을 데려갈게. 내 제자들도, 대입시험이 끝나면 곧장 그 가게로 가서 선영이를 찾으라고 할 거야. 내가 아는 모든 남자한테 너를 맛보라고 할 거야. 넌 그런 여자야. 누구나 박을 수 있는 여자, 누구나 쌀 수 있는 여자! 넌 이미 거기까지 가 버렸어. 너는 모든 남자의 변소야!” “아아 자기야, 나한테 싸 줘, 내 구멍에, 내 자궁에!” 그리고 나는 그렇게 해 주었다. 백 원짜리 구멍에, 온갖 잡놈들의 정액이 엉켜 꿈틀대는 갈 데까지 간 여자의 자궁에. 아내를 데려가자 우리가 무슨 귀빈이나 된 것 같았다. 업주에, 그때의 ‘업체남’에, 진명 형까지 나와서 우리를 맞아주었다. 무슨 가족모임이라도 하는 것 같다. 그들이 서둘러 우리를 안에 들인다. 업주는 들뜬 얼굴로 얼른 시작하자고 했다. 지금 빨리 들어가면 잘하면 오늘 안에 다섯 타임은 돌 수 있을 거라고 했다. 다섯 타임, 다섯 남자. 오늘 아내의 사향 냄새가 받아들이는 정액은 도대체 몇 인분? “자기야 잠깐만.” 들어가기 직전 아내가 날 불러 세운다. 화장을 진하게 한 모습이 다른 사람 같다. 아내는 다른 사람들 쪽을 곁눈질하며 입에서 입김까지 만들어가며 내게 묻는다. “아까 한 말 진짜야?” “응? 뭐가.” “아니 아까...... 다른 날. 아니...... 그러니까 내 손님으로.” 나는 빙그레 웃는다. “글세. 어떨려나. 한 번 들어가 봐. 어쩌면 오늘 당장 뭔가 이벤트가 있을지도 모르지.” “어떡해.” 발을 동동 구를 듯한 표정. “나 지금도 떨리는데, 아니 진짜로 내가 아는 사람이 들어오면 거기까지는 감당 못 할 것 같단 말야. 자기야, 거기까지는 참아 줘. 안 되면 오늘만이라도.” “일단 들어가 봐. 저 사람들이 기다린다.” 내가 말한다. “게다가 말야, 혹시 내 친구나 동료, 제자들을 넣더라도 자기는 모를걸. 당신 내 동료들 몇 명이나 알아? 제자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아내의 표정이 잠시 멍해진다. “뭣하면 손님 받으면서 물어보든가. 혹시 어디어디 학교 나와서 어디어디 학원 나가는 아무개 알아요? 하고.” “못됐다!” 아내가 내 팔뚝을 때리고, 나는 아내를 남자들 쪽으로 슬그머니 등 떠민다. 아내의 몸을 팔려는 남자들 쪽으로. 말은 안 해도 저들이, 아내의 화대까지 자기들끼리 챙기지 않을까 나는 생각한다. 혹은 평소 친한 누군가한테 생일선물 같은 걸로 선사할 수도 있지. 내가 그러듯이 말이다. 참, 아내의 ‘그 남자’는 혹시 진명 형이 아닐까? 아내가 내게서 멀어진다. 억지로 웃어 보인다. 해맑게 웃는다. 진하게 화장을 한 아내는 꼭둑각시 인형 같다. 제단에 제물로 바쳐지는 인형. 나는 제물을 향해 손을 흔든다. 아내도 마주 손을 흔든다. 우리는 다른 남자들이 어리둥절해하든 말든 그렇게 초등학생 흉내를 냈다. 그러면서 나는 내심, 정말로 나와 아내를 동시에 아는 누구한테 이곳을 소개해줘 버릴까 생각을 한다. 참, 대기실의 CC티브이는 혹시 녹화까지 되는 물건일까?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몰카 안 여자들과 내 아내는 누가 더 예쁘고, 누가 더 잘할 것인가? (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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