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묻지마-갈 데까지 간 여자 (13)

야오리 2,419 2018.12.15 13:07
인혁의 차례는 맨 마지막이었다. 원래 그렇게 짜인 건지, 어쩌다 보니 이미 아내의 몸을 탐해 본 남자들이 나서고, 아직은 완전히 갈피를 잡지 못 했거나 당황하였을 인혁이가 마지막에 남은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네 명의 남자들이 아내의 몸에 들어갔다 나왔다. 한 명당 열 번씩...... 그 마흔 번의 움직임이 어떠하였을까, 아내에게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상상밖에 할 수 없다. 인혁의 차례가 왔을 때, 세미나실은 잠시 조용해졌다. 아니면 아내만 그렇게 느낀 건지도 모른다. 아내는 세미나실 테이블에 반쯤 누웠고, 치마는 허리에 걸쳐진 채다. 그들 앞으로 훤히 열린 다리 사이로는, 구멍이 있다. 그 주름진 구멍을 이미 네 명의 남자들이 함부로 다뤘다. 그들이 거치고 지나간 자리가 뻥 하니 뚫렸다가, 서서히 닫히려 하는 참이었다. 아내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고, 입술이 탔다. 엉망이 된 음문이 그들 앞에 그대로 드러났다. 그것은 인혁이가 처음으로 보는, 아내의 성기였다. 과의 선배, 후배들이 그의 눈앞에서 한 번씩(실은 열 번씩) 마음껏 헤집고 물러난. 그가 아내를 어떻게 볼 것인가? 아내는 지금이라도 얼른 아래를 추슬르고 일어나야 할까? 하지만 이미 인혁의 눈앞에서 벌어진 일은 어찌할 것인가? 지금 몸을 일으킨다면 이번의 ‘실험’에서 인혁이를 소외시키는 일이 될 뿐더러, 인혁이가 이 괴상한 퍼포먼스에 끝까지 관찰자로 남게 하는 일이다. 그건 인혁이한테나 아내한테나 견디기 어려운 경험이 될 터였다. 인혁이가 아내 쪽으로 다가왔다. 세미나실 바닥으로 그의 구두 소리가 딱, 딱- 유난히 크게 들렸다. 아내는 그만 고개를 돌렸다. 인혁이의 양손이 아내의 벗은 허벅지를 쥐었다. 순간 아내는 이상하게도 안도감이 들었다고 한다. 인혁의 하체가, 다른 세 명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아내 쪽으로 겹쳐졌다. 발기한 성기가 그녀의 음순을 건드렸다. 아내는 눈을 감았다. 미처 눈으로 확인해 보지도 못 한 그의 성기가, 한 번에 아내의 몸 안으로 들어왔다. 아내는 더운 숨을 삼키며 고개를 뒤로 젖힌다. 이번에는 아무도 숫자를 세지 않는다. 다같이 숨을 죽인 채 그들의 교접을 지켜본다. 인혁이 아내의 몸 안에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의 템포는 처음부터 가파르다. 버거울 만치 깊숙이, 급하게 쑥 들어왔다가는 귀두 근처까지 뽑아낸다. 마치 음경 전체로 아내의 몸 안을 낱낱이 느끼고 말겠다는 듯이. 아무도 숫자를 세지 않았다. 아내는 차마 가늠할 수가 없다. 이번이 몇 번째지? 아마도 벌써...... 그러나 인혁은 멈추지 않는다. 아내도 그를 제지할 수가 없다. 인혁의 손아귀가 아내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거칠게 씨근덕거린다. 아내의 다리 사이에서 힘차게 움직인다. 아내는 결국 무너지고 만다. 팔을 뻗어 인혁의 어깨를 붙든다. 그를 막으려던, 더 이상의 움직임을 말리려던 것이었는지 모른다. 어쨌든 그는 계속 움직였다. 아내는 이제 몸을 지탱하기 위해서라도 그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다. 결국 그들은 하체뿐 아니라 상체까지 한 데 얽혔다. 아니, 인혁이 아내에게 주는 건 뱃속 깊이 집어넣은 채 함부로 안을 헤집는 성기일 뿐이고, 인혁을 붙든 채 제 몸을 거기 얽는 건 아내 쪽이다. 인혁이가 짐승 소리를 내었다. 아내에 대한 실망감을 분풀이하는 듯 거칠게 그녀를 헤집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으르렁대며 아내 안에 굳어버린다. 아내는 순간 그의 것이 슈욱슈욱, 소리를 내며 그녀의 안에 눈물을 쏟아 넣는 환청을 듣는다. 아내는 그만 힘이 빠져 테이블 위로 누워 버렸다. 인혁이 그 위로 제 몸무게를 실었다. 그들은 그렇게 포개어져 2층을 만들었다. 세미나실의 남자들은 여전히 아무 말 없이 그들의 교접을 쳐다보았다. 그들의 아랫도리에서 흘러나온 것이 테이블을 천천히 적실 때까지. 그 날 이후 그들의 세미나에선 하나의 암묵적인 룰이 생겼다. 약속을 어기고 아내 안에 부옇게 질러 버린 인혁이를, 진용이가 ‘오늘 세미나에서 힘들게 발제를 맡아 주었으니까!’라 옹호하였기 때문이다. 세미나가 끝나면 발제를 맡은 한 사람은 학교 건물에서 나가기 전에 한 번은 아내에게 사정하게 되었다. 대개는 화장실 칸막이 안 같은 데서 아내의 입으로 해결하는 것이었지만, 결국에 아내의 아랫도리를 (학교 안에서 말이다!) 벗기고 질구 안에 사정하고 마는 녀석들이 꼭 있었다. 방학기간 중 세미나는 매주 있었다. 아내는 세미나를 빠지는 일이 없었다. 그리고 최소한 그때의 남자애들만큼은 이후의 어떤 세미나도 빠지지 않을 뿐더러, 전날 밤을 새서라도 어떻게든 다투어 힘든 발제를 맡고자 하였다. 찬희가 말한 바 ‘요즘 학과의 세미나 열기가 장난이 아니에요!’에는 이런 사연이 있었다. 그러나 나는 처음에 이런 이야기를 듣지 못 했다. 그들이 번갈아 아내 몸 안을 열 번씩 들락거렸다는 말에 너무 흥분해서, 곧장 나 역시 숫자를 세면서 아내를 범하는 데 완전 몰입해 버렸기 때문이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익을 때까지 아내를 범했다. 모든 번뇌를 아내 안으로 풀어낸 후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나른해진 우리는 뒷처리를 하고, 나란히 누워 잠시 다른 이야기를 했다. 잠시나마 모든 육욕에서 해방된 듯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잠이 들어 버리는 게 보통이었는데, 이 날은 어쩐지 금새 잠이 오지 않았다. 그건 어쩌면 아내 때문인지도 몰랐다. 아내가 내 품안에 파고들어, 내 벗은 상체를 머리칼로 간질이면서 힘 잃은 음경을 만지작대고 있었다. “자기 꺼 좋아.” 아내가 뜬금없이 말했다. 나는 픽 웃으며 ‘누구 꺼하고 비교해서?’라 농을 건다. 평소라면 허벅지라도 찰싹 때리면서 눈을 흘겼을 아내이지만. “그을세...... 누구꺼랑 비교했을까?” 웃으며 받아준다. 엄지손가락으로 내 귀두 언저리를 쭉 훑으면서. “좀 꺼내어 봐도 돼? 자기 꺼.” 안 될 리가 있나. 그건 내 것인 동시에 아내의 것인데. “뽀뽀해 줘.” “응.” “아니, 이쪽에 말고, 그쪽에다가.” “아, 얘한테? 알았어, 근데 먼저 요쪽에다가 한 번 하고.” 아내가 내 입술로 쪽 소리를 낸다. 그리고 아랫쪽으로 얼굴을 가져간다. 나는 팔베개를 하고, 음미한다. 아내의 입술이 오늘따라 부드럽다. 제법 힘이 들어가서 내 것을 빨아들이는데, 사정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아프거나 하지 않고 감미롭다. “어머, 얘 또 이러네?” “응...... 계속해 줘.” 아내는 착하게 말을 들어주는데, 어째 이번엔 내 말을 들어준다기보다 자기가 신이 난 것 같다. 덕분에 호강하는 건 내 물건이니 나야 그저 행복하다. 행복이 무엇이냐 물으신다면, 새벽녘 느긋하게 아내 입에다 물건을 담그고 누운, 그 기분이라고 말하겠어요. “맛있어.” 응, 나도. “나 또 하고 싶다.” 아내가 내 것을 살짝 쥐고 흔들면서 말한다. 나는 웃는다. “누구 꺼가 제일 좋았어?” “응?” 아내는 잠시 눈을 끔벅대다가. “말이라고 하냐. 당연히 자기 꺼지. 난 당신이랑 하는 게 제일 좋아.” “아니, 나 말고.” 내가 말한다. “당연히 내가 제일 좋겠지. 근데 우린 부부잖아. 그러니까, 나 빼고는 누가 제일 좋았어? 인제는 대학원 남자들 거의 다하고 해본 건데 말이야.” “그런 거 말해도 돼?” “그럼. 내가 비밀로 해 줄게!” 나는 웃지만 아내는 따라 웃지 않는다. 이런 때에도 아내는 턱없이 진지해진다. 정말로 누가 제일 느낌이 좋았는지, 기억을 되살려 골똘히 생각하는가 보다. 그러다가 한참만에. “학교 애들 중에서?” 나는 또 웃는다. “느낌들이 다 달라서 어느 쪽이 좋다고는 역시 말 못 하겠어.” “누구 꺼가 제일 컸어?” 아내는 죄 없는 눈동자를 잠시 굴린다. 이럴 때 보면 서른을 넘겼어도 여전히 어린애 같다. “용민이 꺼가 되게 길어. 어, 좀 놀랍도록......” “빨기에 좋겠네?” “음, 글세.” “굵기는?” “진용 선배 것. 진짜 통통해. 손에 뿌듯하게 잡힌다니까. 근데 난 그런 거가 더 보기에...... 입안에 꽉 차는 게 좋아. 용민이 꺼보다 입으로 해 주기에도 더 좋은 것 같아.” 아내가 이야기에 몰입한다. 내 것을 애무하는 데에도 한층 힘이 들어간다. “만져주는 건 태준이가 제일 좋아. 부드럽고, 섬세해. 나는 삽입하는 것도 태준이 것처럼 좀 작달막한 게 좋더라. 자기 것도 어떨 땐 너무 커. 그니까 너무 준비 없이 들어오지 말았으면 좋겠어.” “그럼 태준이랑 하는 게 제일 좋다는 결론이네?” 아내는 대답하지 않는다.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눈치다. 내 요도구를 간질이던 혓놀림도 잠시 멈춘다. “그럼 학교 애들 이외에는? 누가 제일 좋았어? 하기에.” “있잖아, 자기야.” 아내가 갑자기 정색을 해서, 나는 ‘이런 식 이야기 나 좀 불편해’ 뭐 그런 말일 줄 짐작했는데. “나 실은...... 사실대로 말할 테니까 화내면 안 돼.” 나는 어리둥절해진다. 몇 번이고 약속을 해도 아내는 아주 아주 힘들어하더니, 겨우 이야기를 다시 꺼낸다. “나 요즘, 정말 지속적으로 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 아니, 진짜 다른 생각이 있는 건 아닌데...... 여전히 자기랑 있는 게 제일 좋은데......” 아내가 말한다. “근데, 그쪽이랑은 하는 게 정말 좋아. 전에는 몰랐던 느낌이야. 진짜로 마음은 그렇게 동하지 않는데, 그냥 그런 궁합이 잘 맞나 봐. 실은...... 어떤 때는, 자기랑 하는 것보다도 더 느낌이 될 때가 있어. 마치, 자기랑 맨 처음에, 연애 때 그러듯이 몸이 마구 동해.” “어, 그래?” “화내지 마, 제발...... 그건 그냥 몸이 그런 거니까. 잠깐 이러다가 안 그렇게 될 거야. 원래 이런 건 호르몬의 작용이잖아. 그니까.” 나는 무어라 할말이 없어진다. 화는 나지 않지만 왠지 어안이 벙벙해지면서, 무어라 형언키 힘든 감정이 솟구친다. 아내는 거진 울상이 되며 ‘괜히 말했나 보다!’ 한다. “미안해, 미안해.” 그때 내가 갑자기 몸을 일으킨다. 그리고 아내를 덮친다. 앗 하는 사이에 아내는 내게 깔렸다. 나는 그녀 위로 올라타, 강간범처럼 그녀의 어깨를 양손으로 붙잡아 눌렀다. “내가 아는 애야?” 그녀는 대답하지 않는다. “아마 아는 애겠네. 어디 나가서 따로 만난 건 아니지?” 아내가 내게서 고개를 돌린다. 이상한 일이다. 내 아내가, 나랑 하는 것보다 더 자기를 뿅가게 만드는 남자를 찾았다고 했다. 그런데 왜 이 순간, 그 어느 때보다도 내가 아내보다 우위에서, 아내를 다 가진 것처럼 생각되는 거지? 폭력에 가까운 몸짓을 감히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일을 빌미로 아내를 말 그대로 덮치고 찍어누를 수 있었기 때문에? “그럼 내가 하라고 했을 텐데...... 내가 등 떠민 누군가가, 당신을 너무너무 좋게 만들어준 거로군.” 아내는 정말로 겁에 질려 있었다. 나는 정말로 강간하듯 그녀의 팬티를 벗겨 버린다. 내 어디서 그런 힘이 나왔는지 거친 손길에, 아내는 꼼짝하지 못 한다. “그놈의 자지가...... 이렇게.” 내 물건이 그 어느 때보다도 딱딱하게 발기되어 있다. 그것으로 아내의 질구 입구를 건드린다. 그 구멍을 조롱하고 징벌하듯 쿡쿡 찌른다. 그곳 역시 벌써부터 축축하게 젖어있다. “여기를 기쁘게 해 주었다고?” 아내는 끙, 소리를 내며 아무 말 하지 못 한다. “이렇게?” 나는 아내 몸으로 내 것을 단도처럼 박아 넣는다. 아내가 우는 소리를 낸다. “이렇게, 이렇게?” “응, 응.” “내 꺼보다 컸어?” “모, 몰라. 좀 더 컸던 것 같은데...... 악, 지금은, 지금은 이상해. 자기 꺼가 더 큰 것 같...... 엄마야.” “나보다, 나보다 더 쎄게 쑤셔줬니? 그 새끼가.” 아내가 내 아래에서 몸을 뒤튼다. 나는 아내를 안지 않는다. 그녀를 학대하듯 내 물건을 거기에 ‘쑤실’ 뿐이다. 이상하게도 아내는 거기에 격하게 반응한다. “자기야, 자기야...... 어떡해, 너무 좋아.” “그 새끼가 더 좋대메?” “몰라, 나...... 어 이상해, 좋아. 지금은 자기가 더 좋아.” “그래?” “아, 미치겠어!” 실은 나 역시 그랬다. 화가 나서일까? 어느 때보다도 아내의 몸속이 달콤하다. 나는 말하자면 아내를 강간하고 있다. 그런데 그 어떤 때의 사랑보다도 이 느낌이 더 좋다. “자기야, 사랑해.” 아내가 외친다. 평소라면 난 거기에 대꾸하며 그녀를 부드럽게 안아주어야 했다. 하지만 여전히 아랫도리만을 움직였다. 아내와 상체를 맞대지도 않았다. 아내는 내 쪽을 안으려 팔을 뻗다가, 도로 내린다. 그 모습에 왠지 화가 풀린다. 남는 건 격한 열정뿐이다. 아내를 마구 범한다. 아내가 흐느낀다. 마침내 아내 안에서 폭발할 때, 나는 마치 그녀의 숨통을 끊듯이, 그녀 안으로 총알을 박아넣듯이 그렇게 움직인다. 아내도 치명상을 입은 듯 부르르 떨다가 몸에 힘을 놓아 버린다. 결국 나는 아내 위로 무너진다. 나는 아내를 죽였고, 나 또한 죽어 버렸다. 우리는 한 몸이 되어 그 자리에 시체가 된다. 축 늘어진 아내는 아직도 감히 나를 껴안지 못 한다. “사랑해.” 나는 결국 말해 버린다. 유언처럼. 그제야 아내는 조심스레 내 등으로 팔을 두른다. 나는 그녀를 마주 껴안는다. 결코 개운한 느낌이 아니었다. 그녀를 마음껏 범하고도 내 마음엔 어쩔 수 없는 앙금이 남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것은 내 평생 최고의 섹스였다. 그 전에도, 이후로도 이 때만큼 격하게 좋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